20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LG의 경기는 비로 노게임이 선언됐다.
3회부터 세차게 비가 내렸다. 한 시간이 지난 뒤 한 차례 그라운드 정비를 했지만 다시 또 비가 쏟아져 경기를 재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양 팀의 희비가 갈렸다. 두산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경기였다. 3회까지 0-6으로 뒤처져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고민을 키운 경기이기도 하다.
이날 선발 투수 조던 발라조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2이닝 동안 6점을 주며 리드를 빼앗겼다.
1회는 1사 1루에서 오스틴 딘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2구째 직구를 공략당했다. 후속타자 문보경에게도 장타를 허용했다. 8구까지 씨름하다 9구째 던진 커브를 얻어맞았고 홈런으로 연결됐다.
2회에는 연속 적시타도 맞았다. 1사 후 박해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후속타자 신민재를 상대하는 동안 박해민의 도루도 허용했다. 신민재를 결국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홍창기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할 때 강승호의 포구 실책도 나왔다. 흔들린 발라조빅은 오지환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오스틴에게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3회 내린 비로 우천 노게임이 되면서 이 모든 기록들이 사라졌고 발라조빅도 패전은 면했다. 하지만 KBO리그 두번째 경기에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발라조빅은 라울 알칸타라를 대신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14일 삼성전에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4.2이닝 1안타 4볼넷 6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는 90개 정도의 투구수를 소화할 예정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선발로 던진지 너무 오래되다보니까 한번에 힘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한번 체크해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은 경기 초반부터 실점을 했다.
두산은 전날에도 외국인 투수의 부진으로 고개 숙였다.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3이닝 4안타 1홈런 4볼넷 1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고 팀은 7-16으로 졌다.
시라카와는 두산이 브랜든 와델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선택한 투수다. SSG에서 대체 외인 투수로 뛰었던 시라카와는 당시 5경기 2승2패 평균자책 5.09를 기록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는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삼성전에서 3.2이닝 4실점(2자책)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많은 관중들로 둘러싸인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이승엽 감독은 이날도 “구위적인 면보다는 멘탈적인 부분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가 되기 위한 과정인데 KBO리그에서 워낙 많은 관중들 앞에서 던지다보니까 경험을 안 해봐서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하는 두산으로서는 외인 투수의 기록이 아쉽다. 두산은 1위와는 8.5경기 차이로 벌어져있지만 3위 삼성과는 1경기, LG와는 2경기 차이로 벌어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