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은 올 시즌 LA다저스의 현 상황을 ‘엉망진창(mess)’이라고 표현했다. 올스타 휴식기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된 다저스 선수만 15명으로 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 계약 총액 기준 오프시즌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쏟아부었는데도 성적이 신통찮다. 21일 기준 58승 41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기록 중이지만 기대한 만큼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다. 내셔널리그 전체 1위인 동부지구 필라델피아에 4.5경기 차로 밀리고 있고, 전체 3위인 중부지구 밀워키와 승차는 1.5경기에 불과하다. 남은 시즌 밀워키에 승률을 역전당해 3시드로 밀려난다면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하지 못하고, 와일드카드 1위 팀과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치러야 한다. 시즌 전만 해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다. 부상 선수들이 차례로 돌아온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들이 어느 정도 활약을 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트레이드 마감 시한까지 유의미한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전력 보강이 가장 시급한 곳은 선발 마운드다. 야마모토가 시즌 아웃, ‘유리몸’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다시 부상으로 쓰러졌다. 클레이튼 커쇼(36)가 시즌 첫 등판을 앞두고 있지만 이미 30대 후반 노장이다. NC 출신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 잭 플래허티(디트로이트), 기쿠치 유세이(토론토) 등이 영입 후보로 거론된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인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을 데려올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아직 2년 반이나 계약 기간이 남아 가능성이 크지 않다. 화이트삭스의 젊은 좌완 개럿 크로셰는 꾸준히 다저스행 소문이 나오는 투수다. 다만 올 시즌이 선발 전환 첫 해인 투수가 시즌 마지막까지 자기 구위를 유지하며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을지 확신할 수가 없다. 크로셰는 올해 벌써 100이닝을 넘겼다. 종전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은 2021시즌 54.1이닝이다.
유격수 자리도 구멍이 났다. 주전인 무키 베츠가 부상 중이다. 백업으로 영입한 미겔 로하스가 활약 중이지만 다저스 주전 유격수로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베츠가 복귀한다 해도 그에게 남은 시즌 유격수 자리를 맡길지는 의문이다. 외야수 출신 베츠는 2루수에 이어 올 시즌은 유격수까지 소화하며 천재성을 뽐냈지만 전반기 동안에만 실책 9개를 범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새 유격수를 구하고 베츠는 2루수로 활용하는 게 이상적이다. 다만 매물이 많지 않다. 보 비셰트(토론토),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등이 거론되지만 비셰트는 가격이 비싸고 수비는 불안정하다. 아다메스는 내년 봄에나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시즌 초부터 트레이드설이 무성했던 김하성(샌디에이고) 역시 이제는 좀처럼 거론도 되지 않고 있다. 내야 자원 산데르 보하르츠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되면서다. 만약 김하성이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다 해도 샌디에이고가 굳이 지구 라이벌 다저스에 보낼지는 의문이다.
에르난데스 외에 확고한 주전이 없는 외야 역시 트레이드 영입이 가능한 포지션으로 분류된다. 시즌 초 부진을 털어내며 반등 중인 랜디 아로자레나(탬파베이), 화이트삭스에서 그나마 꾸준히 활약 중인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불펜 투수 영입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평균 구속 160㎞의 오클랜드 마무리 메이슨 밀러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SPN은 다저스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그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버스터급 투자를 감행한 이번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이 절실한 다저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