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 엔조 페르난데스가 지난 5일 에콰도르와의 코파아메리카 8강전에서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Getty Images코리아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미드필더 엔조 페르난데스(23·첼시)가 또 다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22일 페르난데스가 어린 시절 자신이 뛰었던 옛 소속팀 리버 플레이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프랑스 선수들을 비하해 불렀던 그 노래가 울려 퍼졌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페르난데스는 아르헨티나의 2024 남미축구선수권대회(2024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기념해 리버 플레이트를 방문했다. 일종의 금의환향이었다. 문제는 리버 플레이트 관중이 페르난데스의 우승을 축하한다는 의미로 부른 노래였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지난 14일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콜롬비아를 1-0으로 꺾은 뒤 버스에서 부른 인종차별성 노래가 흘러 나왔다. 페르난데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개해 문제됐던 바로 그 노래다.

엔조 페르난데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프랑스를 비하하는 노래를 올리면서 파장이 일어났다. 오른쪽은 페르난데스가 올린 사과문. 페르난데스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아르헨티나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프랑스를 무너뜨린 뒤 팬들이 만든 이 노래는 프랑스 선수들의 출신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겨졌다. 국적은 프랑스지만 부모의 출신은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카메룬 등 아프리카계 이민자라는 사실을 꼬집었다. 인종차별이다. 프랑스 핵심 선수인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를 성적으로 비꼬는 내용도 포함돼 극심한 질타를 받았다.
페르난데스는 “나는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한다. 코파 아메리카 우승의 열광에 휩쓸려 실수했다. 내가 올린 영상은 내 신념을 반영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리버 플레이트에서 재차 같은 사건이 일어나면서 그 진정성을 의심받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징계 수위도 높아질 전망이다. 페르난데스의 고의성이 입증된다면 최대 A매치 12경기까지 출전이 금지될 수 있다. 프랑스축구협회는 FIFA에 중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FIFA의 징계와는 별도로 현 소속팀인 첼시의 내부 징계도 예고되어 있다. 첼시에는 웨슬리 포파나와 악셀 디사시, 팔로 귀스토 등 프랑스 출신 선수들이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