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풍미했던 싱어송라이터이자 대한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운영해온 김민기가 향년 73세 나이로 별세했다.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21일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씨와 슬하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진행되며 발인은 오는 24일 거행된다.
김민기는 1951년 3월 31일 출생해 서울대 회화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이끌어왔다. 대중들에게는 1970년 ‘아침이슬’ 노래로 명성을 떨쳤다.
‘상록수’ ‘친구’ ‘기지촌’ ‘주여’ ‘이제는 여기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고 모두 직접 작곡한 노래로 당대를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로 칭송받았다.
김민기의 ‘아침이슬’은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대학생들의 애창가가 되기도 헀다. 1987년 민주항쟁 당시 광장에 모인 군중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
가수뿐 아니라 뮤지컬 연출자로도 수많은 연극 및 뮤지컬 작품을 남겼다. ‘금관의 예수’ ‘아구’ ‘공장의 불빛’ 등 진보 정신을 담은 작품을 여럿 연출했다.
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개관해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시키기도 했다. 고 김광석, 윤도현, 나윤선, 정재일 등 학전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친 수많은 가수들이 대중들로부터 인정받았다.
김민기가 1994년 연추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한국 뮤지컬 역사에 남는 작품으로 지난해까지 8000회 이상 공연을 이어갔다. 이 작품으로 한국과 독일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 정부로부터 괴테 메달을 수상했다.
백상예술대상 음악상, 한국평론가협회 음악극 부분 연극상, 서울연극제 극본상, 한국 뮤지컬 대상 특별상,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분 대상 및 연출상, 한국대중음악상 공로상, 대중문화예술상 문화훈장 은관 등 수많은 족적이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