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품질·간편한 캔 패키지···힙하게 MZ 소비 트렌드 저격
“삼겹살을 캔에 넣었다고?”
국내산 돼지고기를 캔에 담아 파는 이색 제품 ‘캔돈’이 올 여름 최고의 ‘핫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지난 6월 3일 판매를 시작한 후 10일만에 준비한 1차 물량이 모두 소진됐을 정도. 보관과 휴대의 간편함 덕에 SNS에는 캠핑족을 비롯한 MZ세대들의 먹방 후기가 넘쳐나고 있으며, ‘1인 가구 수요에 맞춘 기발한 제품’이란 평가 속에 피서철을 맞아 인기에 날개를 달았다.
■ 직원들도 고개 젓던 제품이 핫템으로
개발 초기만해도, 도드람 내부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미팅에서는 삼겹살을 캔에서 꺼낸다는 아이디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직원들의 반응이 대다수였다는 후문. 하지만 회의를 거듭할수록 재미있고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부서의 협력과 지원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통합 신사옥으로 이전한 것이 ‘캔돈’ 탄생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여러 계열사가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면서 소통이 활발해지고 수많은 아이디어가 더해지는 기업환경이 만들어진 것이 ‘힙한 제품’ 캔돈의 탄생 배경이라고.
제품 기획은 자회사인 도드람푸드 영업기획팀에서 진행했지만, 제품의 이슈성을 예감한 본사 홍보팀에서 네이밍과 패키지 디자인, 홍보마케팅에 힘을 보태는 등 시너지가 폭발했다고 도드람 관계자는 설명했다.
■ 먹핑족 타깃···편리성과 휴대성 강조
기획 초기에는 ‘캔삼겹’, ‘캔포크’ 등 다양한 후보군이 있었지만 홍보팀이 제안한 ‘캔돈’이 최종 제품명으로 낙점됐다. ‘도드람 캔돈’이 ‘도드람 한돈’과 비슷한 발음으로 소비자들 뇌리에 손쉽게 각인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네이밍의 1순위로 고려됐다.
캔돈을 기획한 영업기획팀은 기존 사각형 포장(MAP)팩이 접히거나 찢어지면 내용물이 새는 등 캠핑용으로 휴대하기엔 다소 불편한 점에 착안, 아이스박스에 보관하기도 좋고 계곡물에 넣어도 문제가 없는 캔 패키지 제품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상품 기획 당시 언뜻 떠오르지 않는 제품의 모양을 구체화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했으며, 이를 통해 구현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했다. 초기에는 삼겹살 한 줄을 썰지 않고 통으로 패키지에 말아 넣는 방법을 고려했지만 캔 안에 넣는 과정, 꺼내는 과정이 쉽지 않아 한 입에 먹을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로 잘라 보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캔돈은 기존 MAP팩 제품과 달리 용기가 완벽히 밀봉된 점이 특징이다. 내부 저장성 검사에서 10일 이상 신선도가 유지됐지만, 보수적으로 기존 MAP팩 제품들과 같이 소비기한을 10일로 뒀다.
포장에도 공을 들였다.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이 SNS 이용자들의 눈을 한번에 사로잡을 색상과 디자인을 찾는 것. 시장 조사와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흰색과 빨간색 바탕에 영문 ‘CANDON’을 타이포그래피로 각인하고, 돼지고기 마블링을 시그니처 패턴으로 사용한 형태의 디자인이 탄생했다. 또 소비자들이 삼겹살을 선택할 때 생육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점을 고려해 용기 하단 투명 창을 통해 돼지고기의 신선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 SNS 핫템으로 떠오르며 인기몰이
출시 초기에는 낮은 인지도로 판매량이 하루 100캔 정도에 그쳤지만 기다림은 오래 가지 않았다. 기대했던대로 SNS를 통해 이슈가 되면서 2주차에는 하루 3000캔 넘을 만큼 판매고가 수직 상승했다.
이러한 캔돈의 화제몰이에는 전략적인 홍보마케팅 활동이 시너지를 냈다. SNS에서는 캠핑장을 습격한 대형 캔돈을 3D로 구현하며 위트 있게 표현한 영상 등이 젊은층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현재까지 총 영상 조회수는 약 950만회를 넘어섰고, 캔돈을 구매한 뒤 인증하는 ‘인증샷’의 유행으로 이어졌다.
또다른 인기 비결로 최근 소비자들의 ‘소분 구매’ 트렌드를 잘 공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캔돈은 1인분 용량으로 적당한 삼겹살 300g이 한입에 먹기 좋은 두께로 잘라져 있어 ‘1인 가구용’으로 제격이다.
뜨거운 반응 속에 ‘캔돈’은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일 편의점 GS25 론칭을 시작으로 쿠팡 등 대형 온라인몰에 입점했으며, 식품대기업과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어 다양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광욱 도드람 조합장은 “캔돈이 믿을 수 있고 트렌디한 제품으로 MZ세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삼겹살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하는 등 소비 트렌드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전문식품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