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바쳐 헌신한 내가 X신이었네.”
지난 22일 LG 김진성이 자신의 SNS에 올린 이 문구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불만이 많은 듯한 이 메시지를 두고 추측들이 쏟아졌다.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교체된 것이 원인이 아니느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날 김진성은 6-3으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전민재를 3루수 문보경의 실책으로 출루시킨 뒤 흔들렸다. 이어 강승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2루가 주자로 찼다. 벤치에서는 김진성을 내리고 마무리 유영찬을 바로 마운드에 올렸다. 팀은 그대로 승리했다. 그리고 다음날 이같은 메시지가 올라온 것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23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김진성은 2군으로 내려갔다. 염경엽 감독은 “김진성을 2군으로 보냈다”라고 전했다.
그 이유로 “팀 분위기나 팀 원칙을 봤을 때 문제를 일으킨 건 사실이기 때문에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구단이 다 합의해서 원칙대로 진행을 시키는게 맞다고 판단을 해서 내려보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김진성은 올시즌 47경기에서 1승 2패 1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 3.89를 기록 중이었다. 팀 불펜의 중심을 잡고 있던 투수였기에 감독으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원칙’을 따르기로 했다.
염 감독은 “진성이가 그 부분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은 같은 생각으로 야구를 한다. 팀과 승리를 위해서, 팬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빨리 이해하길 바란다”라고 바람을 표했다. 김진성이 메시지 속에 남긴 ‘희생’에 대한 염 감독의 답이었다.
언제 1군으로 다시 돌아올 지 기약은 없다. 염 감독은 “기간은 안 정해졌다. 중요한 건 본인이 잘 해결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선수의 마음을 대변하기도 했다. 염 감독은 “서운한 게 많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올리지 않았겠나”라면서도 “프로야구 선수들은 서운함을 보상받지 않나. 본인이 희생이라고 생각한다면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고 이날 한 것에 대해서는 “오늘까지 수습을 하고 싶었다. 감독으로서 문책을 하는 것보다 수습을 하는게 우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잘 수습을 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생각의 차이들이좀 있으니까 어쩔수 없이 원칙에 따라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진성의 빈 자리는 백승현이 채울 예정이다. 백승현은 올해 23경기에서 17.2이닝 16실점(15자책) 평균자책 7.64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좀 버티다보면 박명근도 온다”라면서도 “감독으로서는 엄청 아쉽다. 하지만 나도 원칙주의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