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23)과 황선우(20)가 에어컨도 없고 창문도 못 여는 버스에서 탈출한다.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만난 한국 취재진에게 “남자 800m 계영 멤버 6명은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선수촌이 아닌 경기장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호텔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수는 김우민, 황선우, 양재훈, 이호준, 이유연, 김영현까지 6명이다. 전부 남자 800m 계영 선수들이고 그 중 김우민과 황선우는 각각 개인종목인 자유형 400m, 100m, 200m에 차례로 출전한다.
수영연맹이 이들을 선수촌에서 끌어낸 것은 선수단 버스 때문이다.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하는 파리올림픽은 에어컨이 없는 올림픽으로 일찍이 논란이 됐다. 섭씨 40도의 이상고온이 지속됐던 지난해와 달리 현재 파리 기온은 26~27도 정도로 가끔 비가 내려 선선하기도 하다. 그러나 에어컨이 필요 없는 정도는 아니다.
특히 선수촌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선수단 셔틀 버스에서마저 에어컨을 틀어주질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테러 위험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버스 창문을 테이프로 막아 열지 못하는 상태로 이동하는데, 20여명 이상 선수들이 승차해 버스가 거의 가득 찬 채로 약 1시간 거리를 이동하다보니 선수들이 더위에 어려움을 겪는다.
황선우는 “사우나 같다”고도 했다. 최근에는 외국 선수 한 명이 버스 안 더위에 지친 나머지 쓰러졌다는 사실이 선수들 사이에서 소문이 났고 지난 25일 훈련 뒤 김우민과 황선우가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 하다 이 사실을 알리면서 ‘찜통버스’에 난리가 났다.
수영 선수들만 겪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한국 수영의 새로운 시대를 기대하고 파리올림픽에 나간 수영연맹은 최소한의 선수들이라도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도록 선수촌에서 끌어냈다. 김우민, 황선우가 포함된 남자 계영팀만 선수촌을 나와 호텔에서 생활한다.
6명은 올림픽 수영 경영 종목이 열리는 라데팡스 수영장 호텔에서 27일부터 31일까지 생활한다. 27일 김우민이 출전하는 남자 자유형 400m를 시작으로 100m와 200m를 거쳐 30일에는 800m 계영이 열린다. 그 이튿날 호텔을 나와 선수촌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계획이다.
파리올림픽은 한국 수영이 최고 전성기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다. 주력종목의 선수들이 최고 컨디션을 갖고 결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