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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돌려차기 사건 영화 만든다…실화영화 명과 암

입력 : 2024.08.02 09:42
부산 돌려차기 사건 CCTV 장면. 연합뉴스TV 제공

부산 돌려차기 사건 CCTV 장면. 연합뉴스TV 제공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온다.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만큼 피해자 중심에서 영화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1일 배우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악마가 될 수밖에’ 제작 소식이 전해졌다. 주연으로 물망에 오른 가수 출신 배우 전효성은 스포츠경향에 “출연을 제의 받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악마가 될 수밖에’는 현재 프리 프로덕션 단계를 마치고 촬영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22일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서면(부전동)의 한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30대 남성 A씨가 일면식 없는 26세 여성 김모씨를 전신마비에 이를 정도로 폭행하고 성폭행한 묻지마 범죄 사건이다. A씨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강간살인미수 유죄가 인정돼 징역 20년 형이 확정됐다.

영화 ‘다음 소희’.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영화 ‘다음 소희’.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악마가 될 수밖에’는 시민들의 일상을 해치는 ‘이상 동기 범죄’ 문제를 폭넓게 다룬다는 점에서 일종의 사회 고발 장르 형태를 띤다. 사회 고발 영화는 그동안 꾸준히 제작돼왔다.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도가니’에서부터 부장판사 석궁 테러사건을 모티브로 한 ‘부러진 화살’까지. 최근 국내에서 화제를 모았던 사회 고발 영화에는 정주리 감독이 연출을 맡은 ‘다음 소희’가 있다.

이 영화는 2017년 전주 콘센터 현장 실습생의 자살 사건을 다뤘다.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현장 실습생 A양은 잦은 야근을 하고, 최저임금도 못 받는 등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결국 저수지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다. 이후 유족과 노동계는 죽음을 촉발한 배경에 부당노동행위가 있다고 주장했고, 노동자로, 학생으로도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 현장실습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다음 소희’는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가 개봉한지 얼마 안 된 시점인 지난해 3월에 ‘다음 소희 방지법’이라는 이름의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근로기준법 규정을 강제 근로 금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 폭넓게 확대해 실습생도 근로자에 준하는 보호를 받게 하자는 취지다.

영화 ‘한공주’ 포스터. 무비꼴라쥬 제공

영화 ‘한공주’ 포스터. 무비꼴라쥬 제공

배우 천우희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영화 ‘한공주’는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재조명했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밀양 지역의 남고생 44명이 5명의 미성년자 여성을 대상으로 1년 동안 가했던 집단 성범죄 사건이다. 천우희는 이 영화에서 피해 학생 중 한 명으로 열연해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다만 영화 ‘한공주’는 피해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작됐다는 점에서 2차 가해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또 최근 한 유튜버가 밀양 사건 피해자의 동의도 없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가 하면, 무고한 사람을 밀양 사건 가해자로 지목하고 신상을 공개해 ‘사적 제재’ 문제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영화 ‘악마가 될 수밖에’는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악마가 될 수밖에’ 측은 이날 스포츠경향에 “실제 피해자가 시나리오 자문으로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 고발 영화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끊임없이 고하면서 우리 사회의 변화에 이바지한다. 그러나 예민한 사안을 다룰 때만큼은 이 영화가 피해자의 상처를 충분히 어루만지고 있는지, 영화의 파급 효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따져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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