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좁은 골목길. 실시간 방송을 켜고, 서툰 한국어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청년이 있다.
다소 엉뚱하지만, 진지한 질문들이 쏟아져 미소 지으며 보다가 때로는 함께 눈물짓게 되는 영상. 바로 KBS대구총국에서 제작 중인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 ‘일본인 레이짱의 독립운동마을 탐방기’이다.
7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레이짱TV’를 제작하는 대구 거주 일본인 청년 레이짱. 그녀가 한국 독립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KBS대구 강연프로그램 ‘팔공야학 - 대구·경북 여성 독립운동가 편’에 패널로 출연하면서부터다. 그저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여성 독립운동사(史) 전문가인 안동대 강윤정 교수의 강연을 듣고, 일본인으로서 몰랐던 사실들을 깨닫게 된 레이짱은 직접 경북 곳곳의 독립운동마을을 찾아가 더 많은 이야기를 배우고 전하기 위해, KBS대구총국과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그렇게 탄생한 콘텐츠가 현재 유튜브 채널과 TV 정규방송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레이짱의 독립운동마을 탐방기’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지역 경북. 그중 독립운동의 성지로 불리는 안동의 임청각을 비롯해, 318 만세운동이 일어난 영덕 영해면, 문경의 박열기념관 등 레이짱은 직접 카메라를 들고 경북 곳곳을 방문해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독립운동의 역사를 전하고 있다. 그중 독립운동가 박열의 아내로, 일본에서 옥중 사망한 가네코 후미코의 생애를 접한 레이짱은 같은 일본인으로서 가네코의 용기와 희생에 존경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지역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정되어 제작 중인 ‘레이짱의 독립운동마을 탐방기’ 콘텐츠는 6월 21일 KBS1 ‘지역의 사생활2’ 첫 방송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회 방송되었고, 유튜브 채널 ‘케베쑤다방:KBS대구’, ‘레이짱TV’에도 매주 업로드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KBS1(대구경북권)에서 방송된다.
콘텐츠를 접한 구독자들의 감동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부정해 온 진실을 마주하면서,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희생에 공감하고 깨달아가는 레이짱 콘텐츠는 보는 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