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는 다승 1위를 기록 중이다.
헤이수스는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7안타 1홈런 6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5-5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지난달 3일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10승에 안착했던 헤이수스는 이후 경기에서는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7월10일 한화전부터 개인 3연패에 빠져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이날 11승째를 올리면서 공동 1위권에 함께 있던 NC 카일 하트, 두산 곽빈, 삼성 원태인 등을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헤이수스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3회 3점을 지원한 타선은 4회에는 대거 6득점으로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헤이수스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에서는 무려 10득점으로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헤이수스 역시 경제적인 투구로 보답했다. 총 101개의 공을 던진 헤이수스는 최고 151㎞의 직구(58개), 슬라이더(13개), 체인지업(13개), 커브(10개), 싱커(7개) 등을 섞어 던졌다.
유일한 실점은 5회였다. 선두타자 이유찬에게 4구째 직구를 공략당했고 타구는 중견수 임병욱과 우익수 이주형이 둘 다 잡지 못했다. 이유찬은 1루부터 2루, 3루, 그리고 홈까지 돌아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추가 실점은 없었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다. 올시즌 개막 전부터 최약체로 분류됐고 얕은 선수층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키움은 다승왕의 배출을 앞두고 있다.
앞서 최하위 팀에서 다승왕이 나온 건 단 한 차례 있었다. 2001년 롯데 소속이었던 손민한이 15승으로 LG 신윤호와 이 부문 공동 1위를 했다. 그해 롯데의 순위는 8개 구단 중 꼴찌였다.
팀 성적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헤이수스가 타이틀을 가져간다면 좋은 의미를 남길 수 있다. 키움에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도 걸출한 활약을 하고 있기에 이런 가운데에서 다승 선두를 펼치는 헤이수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정작 헤이수스는 기록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헤이수스는 경기 후 “기록적인 측면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서 잘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다승 1위를 따낸다면 기분은 좋겠지만 내가 하는 것들에 최대한 임해서 팀이 더 승리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좀 더 집중적으로 하고 싶다”는 바람을 표했다.
이날 승리에 대해 기뻐한 헤이수스는 “다시 이기는 분위기에 들어섰다”면서도 “(3연패 중에도) 걱정하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잘 던져도 팀의 득점은 내가 제어할 수 없다. 그런 부분에서 걱정은 전혀 없었다”라고 했다.
타자들에게도 “점수에서 앞서고 있으면 자신감을 가지고 피칭을 할 수 있게 된다. 스트라이크 존에 조금 더 공격적으로 들어가는 부분에서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어쨌든 헤이수스의 성적은 그가 KBO리그에서 통한다는 걸 반증한다. 헤이수스는 자신이 통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감”이라고 꼽았다. 그는 “내 뒤에 굉장히 좋은 팀원들이 버텨주고 있다. 내 투구 하나하나에 자신감을 가지고 던지는 게 비결”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헤이수스는 한국의 더운 날씨에도 적응하려 하고 있다. 헤이수스는 “베네수엘라와 크게 다를 건 없지만 습도가 너무 높다. 그라운드에 있을 때 오븐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서도 “날씨에 상관없이 내가 챙겨왔던 루틴을 계속 챙기는 게 중요하다. 물도 최대한 될 수 있는 한 많이 먹고 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