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두산과 키움이 맞대결하는 서울 잠실 기온은 오후 2시 기상청 발표 기준 37도. 1루 더그아웃에서 내리쬐는 햇빛을 그대로 받은 간이 온도계는 측정할 수 있는 최대 범위를 넘어섰다. 눈금 맨 꼭대기 50도까지 빨간선이 올라갔다. 복사열 때문에 실제 기온보다 더 높게 측정이 된 것. 실제 선수들이 느끼는 더위도 37도 이상이다.
통상 경기 전 진행하는 훈련도 폭염으로 축소했다. 오후 2시 30분, 홈팀이 훈련을 진행해야 하는 시간이지만 그라운드 위에는 아무도 나와있지 않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일단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원래는 연습할 시간이지만 연습량을 줄였다”면서 “자율훈련으로 몇 명 나와서 치고 들어갔고, 체력에 부담이 있는 선수들은 실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무더웠던 전날 경기를 앞두고 이 감독은 “선수들이 탈진할 것 같다”며 “지난해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한 더위”라고 했다. 원정팀 키움 홍원기 감독도 전날 “훈련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덥다”며 “특히 관중들은 직사광선을 받으며 경기를 관람해야 하는데, 무척 걱정된다”고 말했다. 두산 구단에 따르면 전날 경기를 관전한 팬 5명이 온열질환을 호소했다. 두산 관계자는 “팬 1명은 구단에 직접 호소를 했고, 119 구급차 4대가 차례로 구장까지 와서 온열질환 증세를 보인 팬을 실어갔다”며 “구급차 기준으로 파악을 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BO는 2015년 폭염 규정을 제정했다. 하루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거로 예상될 때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고 KBO리그 규정 27조에 명시했다. 다만 최종 결론은 경기 감독관 판단에 따른다. 지난 2일 울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LG와 롯데 경기가 폭염으로 취소가 됐다. 프로야구 최초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