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 유채훈 “유통기한 2년? 내 정체성은 ‘싱어’”

입력 : 2024.08.06 07:00
라포엠 유채훈. 모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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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의 유채훈이 음악적 경계를 허문 ‘보컬리스트’로 돌아왔다.

지난 5일 발매된 유채훈의 미니 3집 ‘스푸마토(Sfumato)’는 색과 색의 윤곽을 흐릿하게 하는 미술 기법을 뜻하는 제목대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경계 없이 보여주는 앨범이다. 서정적 멜로디의 타이틀곡 ‘여름시’를 포함해, 리메이크곡 ‘찔레꽃’과 팝록 ‘저니(Journey)’, 얼터너티브록 ‘드림’ 등 총 5곡이 담겼다.

발매 당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채훈은 “지난 앨범처럼 미술 용어를 테마로 앨범을 만들었다. 어릴 때 미술학원에 다니면서 화가의 꿈을 꾸기도 했는데, 음악에 제가 좋아하는 미술이나 사진 관련한 주제를 녹여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라포엠 유채훈. 모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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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가 원래 하던 강렬한 크로스오버 스타일도 있고, 밴드곡도 있고, 장사익 선생님의 대표곡 ‘찔레꽃’을 커버한 곡도 있다. 여러 도전을 하면서 나름대로 제가 할 수 있는 선의 모든 장르가 들어가게 됐고, 이 앨범 안에서 장르를 허물어보자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장르뿐만 아니라 계절감도 허물었다. 벌써 세 번째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가운데, 매번 여름에 앨범을 냈고 앨범 분위기도 계절감을 따라왔다.

그는 “일부러 그랬던 건 아닌데, 팀 활동 시기와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며, “그게 제 색깔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고민도 됐다. 그래서 이번엔 계절감을 맞춘다기보다 계절마다 들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곡을 다 넣어보자고 했다. 그렇다 보니 노래 장르가 다양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라포엠 유채훈. 모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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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타이틀곡 ‘여름시’는 그가 시도한 가장 새로운 도전이다. 유채훈을 널리 알렸던 ‘일 몬도(Il Mondo)’와 같이 테너로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웅장하고 어려운 곡이 아닌, 이지리스닝 곡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는 “팀으로도 개인적으로 발표했던 곡 중 가장 성격이 다른 곡 같다. 도전이기도 했다”며 “녹음하면서도 어색했다. ‘이 정도로 힘을 빼고 불러도 되는 걸까?’ 긴장하면서 했다. 예를 들어, 100KG 벤치프레스하던 사람이 빈 봉으로 하면 오히려 흔들리지 않나. 디테일이나 테크닉적으로 조금 어렵더라”고 녹음 비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인디 음악이나 포크송에 가까운 정도의 가벼운 창법을 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처음 선곡했다는 게 저에게는 의미가 있다”며 “이번 앨범에 대해서는 100% 만족하고 있다. 솔로로서 온전히 크로스오버 곡만 담은 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번 앨범은 의외의 지점에서 유니크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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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방송된 JTBC ‘팬텀싱어3’의 우승팀 라포엠으로 데뷔해, 크로스오버 가수로서 대중에 이름을 알린 유채훈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결론적으로는 대중 앞에서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며, ‘가수’로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것을 에고했다.

유채훈은 “‘팬텀싱어’를 통해 라포엠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계속 여러 장르를 시도하고 있다. 그게 제 개인적인 성향이기도 하고, 나를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저는 그냥 ‘보컬리스트’ ‘싱어’라는 수식어가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기보다 다양한 색깔로 전환을 빠르고 유연하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라포엠 앨범 안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줘보고 싶기도 하다”며 “예전에는 ‘테너 유채훈입니다’ ‘라포엠의 유채훈입니다’라고 인사했다면, 이제는 ‘노래하는 사람’을 정체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멤버들도 마찬가지로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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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데뷔 4주년을 맞은 라포엠에 대해서도 “이제는 가족 같은 관계”라고 애정을 전했다.

그는 “이제는 멤버들 발소리, 숨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안다. 비즈니스 단계는 이미 넘어간 것 같다. 사촌 같기도 하고, 같이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동거인 같다”며 “회사에서 저희 멤버들을 보면 여고생 같다고 한다. 멤버들끼리는 술도 안 마셔서 커피 한 잔 두고 계속 수다를 떤다”고 전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은 유통기한이 2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 4주년이다. 항상 응원해주는 팬들 덕분에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것 같다. 늘 보내주는 큰 사랑이 놀랍고 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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