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양궁계의 메시와 음바페, 손흥민으로 부른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전종목 석권의 주인공들이 금의환향했다.
양궁 여자 대표팀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과 남자 대표팀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은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목에 금메달 3개를 단 임시현과 김우진을 필두로 올림픽 양궁 전 종목을 석권한 태극궁사들이 입국장 문을 나서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갈채로 이들을 맞았다.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은 이번 2024 파리올림픽에서 양궁 종목 남녀 개인전, 남녀 단체전, 혼성전 등 모든 부문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혼성전의 경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신설된 뒤 한국 양궁의 ‘5관왕’은 최초다. 여기에 여자 대표팀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2024 파리 올림픽까지 단체전 10연패의 위업을 자랑했다.
단체전은 물론 개인전, 혼성전까지 3관왕에 오른 임시현은 “에이스라는 부담감이 없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끝까지 할 수 있었다”며 “우리 3명이 진짜 열심히 운동했는데, 10연패 목표를 이룬 순간이 가장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혼성전에서 짝을 이룬 김우진에 대해서는 “가장 가까이에서 오빠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는지 알게 됐다.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기력을 끌어낸 게 존경스러웠다”며 “나도 우진오빠처럼 (최다 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10살이나 어린 동생들과 금메달의 기쁨을 맛본 맏언니 전훈영 역시 “10연패만 바라보고 갔는데, 목표를 이뤘다. 개인전 4위 성적에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기도 했다”면서도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좀 더 행복하게 양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태극마크를 단 첫 해에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차지한 ‘무서운 막내’ 남수현은 “언니들을 믿고 최대한 자신감 있게 쏘고자 했다”면서 내달 말 예정된 2025 국가대표 선발전에 대한 질문에는 “일단은 휴식을 취하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다”며 금메달의 기쁨을 조금 더 만끽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5개) 김우진은 혼성전 결승전 마지막 화살을 앞두고 심박수가 크게 오른 데 대해 “그 화살을 마무리 지으면 끝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긴장이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6번 모두 10점만 쏴 금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우석은 “목표했던 3연패를 이루고 돌아와 기쁘다”고 말했다.
‘스무 살’ 김제덕은 벌써 두 번째 올림픽에서 형들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도쿄에서는 개인전 32강, 파리에서는 8강까지 오른 김제덕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김우진을 처음 보고 롤 모델로 삼게 됐다. 앞으로도 더 본받겠다”며 “다음 올림픽까지 출전할 수 있다면 개인전 메달도 따오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김제덕은 개인전 경기 종료 뒤 기자회견에서 김우진을 ‘(리오넬)메시’라고 칭하고 자신은 ‘(킬리안)음바페’로 비유한 이우석이 막내 김제덕에게 ‘넌 뭐 할래’라고 질문하자 김제덕은 “난 손흥민(토트넘)”이라고 답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홍승진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스페셜 매치를 치르며 훈련했고, 지도자와 선수가 모두 하나가 된 결과”라며 “여자 단체전을 앞두고 정말 긴장했던 만큼, 10연패가 가장 인상 깊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