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롯데전 이어 이번엔 포항 삼성전
10개구단 유일 ‘제2구장’ 멀티 원정
“5월, 6월이면 벌써 갔죠. 포항 팬들도 계시니까…. 하지만 8월은 아니죠.”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이 달 말로 예정된 포항구장 경기 배정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냈다. 앞서 두산은 지난 달에도 울산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을 치른 바 있다.
이 감독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진행한 감독 브리핑에서 “포항에서 치르게 되는 삼성 라이온즈전이 신경이 쓰이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포항 구장은 삼성 라이온즈의 제2구장으로, 인조잔디가 깔려 있다. 요즘과 같은 폭염에는 천연잔디와 달리 인조잔디 구장은 그라운드에 반사되는 복사열이 상당하다. 앞서 롯데와 치른 울산 3연전 역시 인조잔디의 복사열에 선수들의 고통이 컸다는 것이 두산 측의 설명이다.
두산은 올 시즌 제2구장에서 두 차례의 3연전을 치르는 유일한 구단이다.
이 감독은 “지난 해에도 울산과 포항을 방문했다. 올 해도 울산과 포항에서 모두 경기한다”면서 “왜 자꾸 우리만 선택되는 건지 강한 불만”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과 4일 울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와 LG 트윈스전은 KBO리그가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폭염’으로인해 취소됐다.
이 감독은 “7~8월이 아니라면 포항·울산 경기는 언제든 환영이다. 하지만 이 같은 폭염 속 선수들의 체력이나 이동 거리를 생각했을 때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낮 기온이 35도가 넘을 때 인조잔디 구장에서 경기하면 정말 힘들다. 특히 포수가 느끼는 체감 온도는 50도를 넘길 것이다. 100경기를 넘게 치른 시점에서는 더욱 가혹하다고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이어 “부디 내년에는 제2구장 경기 배정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간곡한 요청”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리그 최초의 ‘폭염 취소’를 겪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월 중 예정된 일요일 및 공휴일 경기 시작 시간을 기존 오후 5시에서 오후 6시로 변경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