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박태준의 금빛 발차기,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8년 만에 살렸다

입력 : 2024.08.08 05:06 수정 : 2024.08.08 15:21
박태준, 세계 1위 꺾고 결승 진출    (파리=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준결승전에서 한국 박태준이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를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24.8.8    ham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태준, 세계 1위 꺾고 결승 진출 (파리=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준결승전에서 한국 박태준이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를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24.8.8 ham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기’ 태권도가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금빛 발차기를 되살렸다.

처음 나가는 국제 대회마다 정상에 올랐던 ‘윙크 보이’ 박태준(20·경희대)의 신바람 태권도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통했다.

박태준은 8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다크호스’ 가심 마흐메도프(아제르바이잔)를 상대로 라운드 점수 2-0(9-0 13-1)으로 앞서다 기권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준이 제 자리에서 점프해 한 바퀴를 도는 세리머니가 전광판에 잡히자 함성이 쏟아졌다.

한국 태권도가 금메달을 따낸 것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처음이고 58㎏급은 한국이 올림픽에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체급이었다.

박태준은 2022년 고교생 신분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유망주다. 또래 선수로는 적수가 없었으나 같은 체급에 장준(24)이라는 간판 스타가 버티고 있어 국제 무대 경험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박태준은 참가하는 모든 첫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022년 6월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가 첫 무대였다. 박태준은 유망주를 대상으로 열리는 이 대회에 참가 자격이 없었으나 대한태권도협회 육성 선수 자격으로 출전해 깜짝 우승했다. 자신감을 얻은 박태준은 직후 춘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서도 첫 참가 우승의 기세를 이어갔다.

유망주의 껍질을 벗어던진 박태준은 거침없이 최고의 무대를 밟아갔다. 2022년 10월 영국 맨체스터 그랑프리에서 우승해 성인 무대 최고의 선수로 발판을 다졌고 이듬해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은 일말의 의심도 지워버렸다.

박태준이 파리 올림픽 티켓이 걸린 올해 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장준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올림피언의 자격을 얻자 기대치는 하늘을 찔렀다. 한국 태권도는 58㎏급에서 제일 강했지만 유독 올림픽 금메달만 나오지 않았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이대훈 대전시청 코치가 은메달을 따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박태준은 국제 무대에서 최고의 선수로 불리던 이 코치를 닮고 싶은 마음에 그가 졸업한 한성고에 입학했다. 이 코치를 보며 올림피언의 꿈을 키운 박태준이 이번 대회에서 이 코치의 한을 대신 풀겠다는 동기 부여를 가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박태훈은 거침없는 발차기로 첫 올림픽을 정복해갔다. 올림픽의 가장 큰 고비로 여겼던 세계 랭킹 1위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와 4강 맞대결에서 라운드 점수 2-0(6-2 13-6)으로 손쉽게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에선 박태준이 2-0으로 앞선 1분7초경 서로 정강이끼리 부딪혔다. 마흐메도프가 부상을 당했다. 박태준은 절뚝이는 마흐메도프를 상대로 1라운드를 8-0으로 승했다. 그는 2라운드에서도 회전 뒷차기가 주심의 비디오 리플레이로 인정돼 13-1까지 달아났다. 그리고 경기 종료 1분 여를 남긴 시점에서 상대가 경기를 포기해 금메달이 확정됐다.

파리에서 애국가를 울린 박태준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그는 2년 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향해 내달린다. 이미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그리고 올림픽을 접수한 그가 아시안게임까지 우승한다면 20대 초반의 선수가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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