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도 수비 도움 못받는 ‘네크라이’···‘V12’를 원하는 KIA의 최대 과제

입력 : 2024.08.08 10:31
7일 광주 KT전에 선발 등판한 KIA 제임스 네일. KIA 타이거즈 제공

7일 광주 KT전에 선발 등판한 KIA 제임스 네일. KIA 타이거즈 제공

23경기에 등판해 9승5패 평균자책점 2.84.

이번 시즌 KIA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제임스 네일의 성적이다. KIA 선발진의 기둥은 누가 뭐래도 ‘대투수’ 양현종이긴 하지만, 안정감은 네일 쪽이 위다.

그런데 KIA는 올해 이상하게 네일이 나오면 수비가 흔들린다. 네일은 이번 시즌 133.1이닝을 던져 69실점을 했다. 정상적으로 계산하면 평균자책점은 4.66이 되어야 한다.

이는 네일의 비자책점이 무려 27점이나 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바꿔 말하면, 네일이 나올 때 KIA 야수들은 그만큼 수비가 안정적이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T와 홈경기가 그 단면을 잘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이날 네일은 3.2이닝 동안 무려 12개의 피안타를 헌납하며 8점이나 내줬다. 그런데 이중 자책점은 고작 2점에 불과했다. KIA의 수비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날 네일은 1회초부터 수비 불안에 시달렸다. 무사 1루에서 강백호의 평범한 뜬공을 중견수 박정우가 놓치는 실책을 범해 무사 2·3루가 됐고, 이 실책으로 흔들린 네일은 1회초에만 3점을 내줬다.

3회초 무사 1·3루에서 나온 실책 또한 아쉬웠다. 네일은 배정대를 3루 땅볼로 잘 유도했다. 하지만 공을 잡은 KIA 3루수 김도영은 1루로 악송구를 범했고, 이 실책으로 또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린 네일은 3회초에도 3실점했다. 그리고 4회초 2사 2루에서도 김민혁의 중전안타 때 박정우의 홈 송구를 포수 김태군이 잡지 못하는 실책을 저지르면서 다시 실점했다.

KIA 김도영.   광주 | 연합뉴스

KIA 김도영. 광주 | 연합뉴스

KIA는 이번 시즌 109개의 실책을 저질러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투수에게 있어 실책은 심리 상태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현재 규정이닝을 채우고 있는 선발투수들 중 비자책점이 10점 이상인 선수는 네일과 류현진(10점) 뿐이다.

KIA는 여전히 넉넉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삼성과 격차는 5.5경기로,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해도 정규리그 우승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시즌 KIA는 정규리그 우승만 하고말 팀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 ‘V12’다. 곧 올 에릭 라우어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모르지만, 현 시점에서 네일은 KIA가 한국시리즈에 오를 경우 양현종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룰 투수다.

단기전은 공격보다는 수비, 그리고 마운드가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역사는 그랬다. 그런 점에서 지금 KIA가 정규시즌에서 네일의 등판 때마다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불안하기 그지 없다. 가을야구 시작 전까지 이 부분에 대한 수정이 없다면, KIA의 대권 도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범호 KIA 감독.  광주 | 연합뉴스

이범호 KIA 감독. 광주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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