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13실점, 12자책.
한화 류현진(37)이 최근 경기에서 거둔 성적이다. 류현진이 난타로 무너진 경기가 2경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KT전에서는 5이닝 동안 12안타 1홈런 1볼넷 3삼진 6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은 타선이 폭발했다. 7득점을 지원했고 류현진은 시즌 6승째(7패)를 거둘 수 있었다.
이전 경기에서 류현진은 잘 던지고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던 일이 허다했기 때문에 이날은 류현진이 모처럼 보상을 받는 듯 했다. 단지 한 경기의 부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난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류현진은 또 다시 무너졌다. 5이닝 동안 12안타 1홈런 2볼넷 3삼진 7점을 내줬다.
최근 분위기를 탄 한화 타선은 1회부터 삼성 선발 백정현을 두들겨 4득점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든든하게 했다. 4회에는 최재훈의 2점 홈런도 터졌다.
류현진이 평소 하던대로 피칭을 했으면 무난히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5회 무려 6실점하며 무너졌다. 1사 후 김현준에게 2루타를 맞은 뒤 김헌곤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며 2·3루의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구자욱에게 6구째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점수를 내줬고 강민호에게도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생각이 많아진 류현진은 김영웅을 상대 하기 전 피치클락 위반을 했다. 그리고 초구 체인지업과 2구째 직구가 모두 커트 당한 류현진은 3구째 144㎞ 직구를 던졌는데 이를 받아친 김영웅이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이성규에게도 2루타를 맞았다. 박병호를 3루 땅볼로 잡아내며 한숨 돌리는 듯 했으나 이재현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6-1로 앞선 경기가 6-7로 뒤집어지던 순간이었다.
한화는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지만 경기 후반 추가 실점을 막을 수 없었고 6-10으로 패했다.
‘필승 카드’로 통하는 류현진을 내고도 진 경기라 충격이 컸다.
8월 들어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야구장을 덮치면서 투수들이 무너지는 일도 잦아졌다. 그런데 류현진이 무너진 건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미국프로야구로 떠나기 전 KBO리그를 평정했던 투수고 올시즌은 KBO리그 복귀 후 첫해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개막 이후에도 예상보다 첫 승리를 올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개막 후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 8.36을 기록하며 류현진 답지 않은 성적을 냈다. 게다가 3경기 중 2경기는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당시 한화를 지휘했던 최원호 전 감독은 물론 야구계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아직 경기를 할 만큼의 체력이 올라오지 않았다고 봤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8월에 복귀를 하긴 했지만 개막부터 경기를 치르는 건 올시즌이 처음이다. 대부분은 류현진이 경기적인 체력을 올리고 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입을 모았다. 또 예상대로 류현진은 점차 페이스를 찾았다. 5실점 이상은는 3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순조로웠다.
하지만 최근 경기를 보면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던 모습과는 조금은 양상이 다르다.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뛰었던 류현진이 더위로 지친 모습이 보인다. 그렇다보니 집중타를 얻어맞곤 한다.
휴식을 고려해볼 법 하지만 한화 벤치가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8위 한화는 5위 SSG와 5경기 차이다. 최근 타선의 기세가 워낙 좋기 때문에 분위기를 타서 최대한 격차를 좁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