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위태하면서 안 무너진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 두산이 저력을 발휘 중이다.
두산은 6, 7일 LG를 연파하며 잠실 3연전 위닝을 확보했다. 직전 시리즈에서 최하위 키움에 연패하며 처졌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키움을 만나기 전 광주 3연전에서도 두산은 스스로 힘으로 좋지 않던 흐름을 끊어냈다. 4연패 부진 속에 선두 KIA를 원정에서 만나는 터라 자칫하면 한 순간에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두산은 초유의 30득점 경기를 포함해 원정 3연전을 모두 따냈다. 31일 경기에서 KBO 역대 1경기 최다인 30득점을 올리며 KIA 마운드를 초토화했고, 바로 그 다음날에는 비록 1점 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마운드의 힘으로 KIA 타선을 꽁꽁 묶으며 1-0 신승을 거뒀다.
4위 두산은 3위 LG를 연파하며 1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잠실 라이벌전 시리즈 스윕을 달성하면 승차가 사라진다. 이승엽 감독은 8일 LG전을 앞두고 “오늘까지 잡아낸다면 우리 팀에 한번 더 분위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오늘 경기가 큰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은 이날 시라카와 케이쇼를 선발로 낸다. 상대 선발은 KBO 데뷔전을 치르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다. 낯선 투수와 첫 대면은 늘 부담스럽다. 이 감독은 “저희가 처음 보는 투수에게 좀 약한 건 사실이지만, 지금 분위기나 타격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첫 대면인 만큼 타순을 짜는데도 더 고심했다. 정수빈(중견)-강승호(2루)-제러드(우익)-양의지(포수)-양석환(1루)-김재환(지명)-허경민(3루)-전민재(유격)-이유찬(좌익)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고정 2번이던 허경민을 내리는 대신 강승호를 전진 배치했다. 강승호가 타선의 키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게 사령탑의 바람이다.
이 감독은 “시즌 초부터 ‘강한 2번’을 희망했고, (허)경민이가 그 역할을 굉장히 잘 해줬는데 부상 이후로 조금은 힘이 드는 모습”이라며 “경민이를 편하게 두는 대신 (강)승호를 저희가 생각하는 강한 2번으로 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