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벽에 가로막힌 선수들의 입에선 나직한 한숨이 흘러 나왔다.
남·녀를 통틀어 한 나라에 14연패를 당했다. 전날 남자 단체전 8강에 이어 여자 단체전 4강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자 그 실망감을 감추기 어려웠다.
신유빈(20·대한항공)은 9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4강에서 중국에 0-3으로 패배한 뒤 취재진과 만나 “상대가 우리 잘하는 걸 못하게 묶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신유빈이 아쉬움을 내비친 대목은 1-3으로 패배한 복식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했던 신유빈과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의 호흡이 메달의 초석을 다질 것으로 기대했다. 단체전의 첫 시작이 복식이라 점수를 따내고 시작하면 상대도 흔들릴 여지가 있어서다.
그러나 한국은 복식에서 두 게임을 먼저 내주면서 기선을 제압 당했다. 뒤늦게 두 선수가 힘을 내면서 3게임 11-9로 반격했으나 4게임 9-9 동점에서 내리 2점을 빼앗긴 것이 아쉬웠다.
신유빈은 “긴장한 것보다 상대가 초반에 워낙 탄탄하게 준비하고 들어왔어요. 이 부분에서 우리가 대응이 조금 늦은 것 같아요. 앞으로는 시작부터 더 잘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한국의 메달 희망은 이제 10일 오후 5시 동메달 결정전이다. 그 상대는 9일 독일과 일본의 4강전에서 결정된다. 12년 만의 메달을 따냈던 혼합 복식과 같은 흐름이다.
신유빈은 “상대가 누가 올라올지 몰라요. 후회 없이 자기 플레이가 더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동석한 전지희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고 말하자 신유빈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신유빈은 “마지막 경기잖아요. 동메달 결정전을 다시 잘 준비해 멋지게 마무리할게요”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