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KT는 0-2로 패했다.
그래도 경기 후반 원상현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것에서 희망을 봤다.
원상현은 팀의 4번째 투수로 8회 등판해 첫 타자 빅터 레이예스르 2루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 손호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나승엽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2아웃을 기록했다. 이어 윤동희와 6구째 씨름한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박승욱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종료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원상현은 1사 후 황성빈에게 3루수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고승민 타석 때 황성빈이 도루 실패로 아웃됐고 고승민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KT로서는 더 많은 불펜을 소비하지 않고 원상현으로 2이닝을 막은 것에 위안을 삼아야만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11일 수원구장에서 롯데전을 앞두고 “상현이가 그렇게 해주면 괜찮다. 원상현은 멀티 이닝이 되니까 그렇게만 던져주면 투수진을 운영하기가 좀 편하다. 이기는 경기, 지는 경기 구분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KT 유니폼을입은 원상현은 시즌 초반까지만해도 팀 사정상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5월 말 2군행 통보를 받았고 8월이 되자마자 다시 1군으로 돌아왔다.
1군에서 자리를 비운 동안 2군에서 한층 성장해 돌아왔다. 7월에는 KBO가 선정한 퓨처스 루키상의 수상자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7월 한달 간 퓨처스리그 4경기 중 1경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해 1승을 챙기고 나머지 3경기에서는 선발투수로 나서 2승을 추가하며 총 3승을 기록했다. 한 달 동안 15이닝을 투구하면서 평균자책 3.60, 삼진 21개를 잡아냈다. 2군에서 다듬은 결과가 1군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감독은 “결정구가 있기 때문에 2스트라이크만 선점하면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확률이 있다”며 “1~2년 정도는 이렇게 써 보면 잘 쓸 것 같다. 지금은 선발로 기용보다는 강하게 던지면서 1~2이닝을 던져주면 시즌을 마칠 때까지 괜찮을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