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아이브가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첫 투어를 마쳤다.
아이브의 첫 월드 투어 ‘쇼 왓 아이 해브’ 서울 앙코르 콘서트가 11일 서울 송파구 KSPO 돔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막을 올린 이번 투어는 아시아, 미주, 유럽, 남미 등 약 19개국 27개 도시에서 진행됐다. 10개월여의 투어를 마친 이들은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KSPO 돔에 입성했다.
이날과 앞서 10일 개최된 ‘쇼 왓 아이 해브’ 서울 앙코르 콘서트에서 아이브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치러졌던 첫 콘서트 때보다 무대 위에서 한층 더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음원으로 진행했던 지난 공연과 달리 이번엔 밴드 세션이 합류해 라이브의 분위기를 한껏 살리며 생동감을 더했다.
레이는 “새 앨범이 나오기도 했고, 무대도 여러가지 준비했다. 약 10개월 만에 돌아왔지 않나. 좀 성장한 거 같지 않나”라며 “공연 사이사이에도 조금이라도 더 업그레이드 된 무대를 보여주려고 준비했다. 함께 즐겨보자”고 말해 함성을 이끌었다.
투어 콘서트에 미국 대형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 시카고’ 무대까지, 그야말로 쉴틈 없이 달려온 만큼, 컨디션에 우려를 사기도 했던 이들은 ‘아이엠’에서 ‘로얄’로 이어진 오프닝 무대에서 잠시 불안정한 음정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4일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 탄탄한 라이브로 45분을 소화하며 실력을 증명해냈던 만큼,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아이브는 ‘블루 블러드’와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블루하트’ ‘홀리 몰리’ 무대, 히트곡 ‘일레븐’ 등으로 무대를 이어가며 조금씩 정상궤도를 찾아갔다.
‘샤인 위드 미’ 무대를 선보이면서는 폭발적인 보컬로 뭉클함을 안겼다. 무대 이후 팬과 마주한 가을은 “‘샤인 위드 미’가 팬들을 위한 노래지 않나. 위에서 꽃잎이 흩뿌려지는데 너무 에쁘고, 우리가 같이 있다는 게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후 ‘마인’ 무대를 통해서는 트레일러를 타고 이동하며 팬들과 한층 더 가까이 호흡했고, 유닛 무대를 통해서는 각 멤버마다의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가을과 레이는 각각 ‘세븐 링스’ ‘에브리 섬머타임’ 커버곡으로 솔로 무대를 선보인 후 스파이스 걸스의 ‘워너비’를 선보이며, 지난 서울공연과는 달리 청량한 매력을 선보였고, 원영과 리즈도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 OST ‘웬 윌 마이 라이프 비긴?’을 선곡해 동화 같은 무대를 꾸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섬찟’으로 막을 연 공연의 세 번째 파트는 앞서 요정, 공주 같던 의상과 달리 시크한 변신을 선보여 새로운 재미를 안기기도 했다. 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은 연신 떼창과 응원법으로 호응했고, 장원영은 “서울에서 여기가 가장 뜨거울 것 같다”고 열기에 감탄했다.
이날 공연에는 안유진과 tvN ‘뿅뿅 지구오락실’로 절친한 이은지와 미미가 관람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두 사람은 객석 댄스타임 이벤트에 참여해 화려한 춤 솜씨를 뽐냈다.
이후 대표곡인 ‘러브 다이브’ ‘애프터 라이브’ ‘키치’와 지난 4월 발매한 ‘해야’까지 선보이며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고간 아이브는 ‘와우’ ‘아이 원트’ ‘올 나이트’로 앙코르 무대를 꾸미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아이브는 마지막으로 투어를 마치는 소감을 전했다.
레이는 “한국 투어를 시작할 때 불안한 마음도 가득했다. 내가 10개월 동안 세계를 돌면서잘 할 수 있을까”라며, “이렇게 어느새 잘 돌아와 여기서 다시 공연을 한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여기 다이브가 모인 풍경이 지금은 여름이고 덥지만 봄날의 벚꽃 같이 아름답다. 아이브와 다이브, 서로 사랑하지만 쉽지 않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저를 아이브 레이로 봐줘서 너무 감사하다. 계속 성장하는 그룹으로 칭찬 받겠다. 영원히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을은 “수개월 만에 앙코르로 돌아온 게 믿기지 않는다. 이번 투어가 긴 여정이었는데, 하루 하루 느낀 게 많고 배운 게 많다. 실수하고 틀릴까봐 겁내고 긴장하기보다 그냥 즐기자는 생각이 들었다. 저라는 사람의 한 계단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가 돼 의미가 깊다”며 “다이브들은 항상 저를 믿어주지 않나. 다이브의 마음만으로도 큰 에너지 받고 있다”고 애정을 표했다.
장원영은 “빨리 왔으면 좋겠다가도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이렇게 저희만의 곡과 시간으로 꽉 채워진 시간을 다이브가 꾸며준다는 게 놀랍고 고맙다”며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더 기대된다. 10개월 동안 굉장히 많은 무대를 했는데, 오늘이 제일 재밌었다. 힘을 받고 간다고 진심어리게 느꼈다. 저에게서도 힘을 받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유진은 “데뷔 준비하면서부터의 모습이 쭉 스쳐지나갔다. 최근에 제가 오디션 봤던 영상이 공개됐더라. 너무 애기 같은 얼굴로 눈이 반짝하게 노래를 부르는데, 그때의 저는 지금 이렇게 너무 큰 공연장을 꽉 채우고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며 “이 콘서트가 다 같이 모여서 즐기는 축제라고 생각하는데 끝나니 아쉽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공연하는 게 좋기 때문에 하루 빨리 돌아오도록 노력하겠다. 늘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서는 “오늘 콘서트를 하며 역시 저는 무대 위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느꼈다. 저를 항상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다이브들 너무 고맙다”고 밝혔고, 가을 또한 “암전이 되고 객석에 빛나는 응원봉을 보는데 ‘진짜 우리들만의 세상이구나’라고 느꼈다. 앞으로에 대한 욕심도 더 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항상 묵묵히 응원해주는 다이브에게 고맙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