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데뷔 10G 올 출루에 3연속 홈런…교체 영입 후 ‘7할 승률’
‘눈야구’ 특화인 줄 알았는데 ‘한 방’까지 갖췄다. 두산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사진)이 KBO 리그에 입성하자마자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3경기 연속 홈런을 몰아치며 10일 현재 두산의 최근 10경기 7승 3패 상승세를 견인 중이다.
제러드는 10일 인천 SSG전에서 1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지난 8일 LG전, 9일 SSG전에 이어 사흘 연속 홈런포. 제러드는 이날 2-5로 끌려가던 5회 2사 2루에서 인천 담장을 넘기며 추격에 불을 댕겼다. 5-5 동점이던 7회 무사 2, 3루에서는 힘들이지 않고 외야 뜬공으로 결승타점까지 기록했다. 두산은 SSG를 10-6으로 꺾고 연승을 달렸다.
제러드는 두산 계약 당시부터 작지 않은 기대를 모았다. 이번 시즌 미국 마이너리그 AAA에서 기록한 성적부터 크게 약점이 도드라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었다. 74경기에서 타율 0.285에 11홈런을 때렸다. 출루율 0.411이 특히 매력적이었다. 좌·중·우 방향을 가리지 않는 부챗살 타격도 눈길을 끌었다.
낯선 리그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었지만 제러드는 첫 경기부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 중반 대타로 나선 첫 경기 KIA전 2루타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10경기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지난 1일 KIA전 1경기를 제외하고 매 경기 안타를 때렸다. 2타수 무안타였던 1일 경기조차 볼넷만 3개를 얻어내며 3출루에 성공했다.
타구 방향 역시 트리플A에서 보여준 그대로다. 이날까지 때려낸 18안타 중 우익수 방향이 9개, 좌익수 방향이 5개다. 중견수 쪽으로도 안타 3개를 때려내며 이상적인 분포도를 그리고 있다. 그라운드 어느 쪽으로든 타구를 보낼 수 있으니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이날 SSG전 활약 이후 제러드 본인도 이런 자신의 타격 능력을 장점으로 소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대 만큼의 출루와 안타 생산 능력에 기대 이상의 장타까지 뽐내니 금상첨화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해 10경기에서 벌써 홈런 5개를 때렸다. 전임자 헨리 라모스는 방출 전까지 80경기에서 10홈런에 그쳤다. 안일한 수비와 주루 외에 부족한 장타 생산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리그 입성 직후부터 제러드가 그 아쉬움을 확실하게 씻어내고 있다.
제러드 영입 전까지 두산은 3승 7패로 휘청였다. 투수진 줄부상에 타선까지 침묵했다. 두산이 외국인 타자 교체라는 모험수를 둔 것도 어떻게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두산의 선택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제러드 영입부터 10경기 7승 3패로 그전 10경기 부진을 단번에 만회했다. 한때 5위 바깥까지 떨어졌던 두산은 ‘제러드 효과’에 다른 선수들의 분전까지 엮어내며 5위 KT를 3경기 차로 밀어내고 4위 이상을 굳혀가는 분위기다. 리그 선두 KIA와 7경기 차로 다소 거리가 있지만, 2·3위는 충분히 노려볼 만한 위치다. 이날까지 2위 LG와 2경기 차, 3위 삼성과는 0.5경기 차다. 두산과 비슷한 시기 삼성과 NC 등이 외국인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지금까지만 보면 두산이 확실한 승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