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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치료, 소아 뇌전증 발작 조절에 도움

입력 : 2024.08.12 06:00 수정 : 2024.08.12 06:09

흔히 ‘간질’이라 불리는 뇌전증은 뇌에서 과흥분이 일어나면서 여러 감각이나 운동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대표적인 증상은 발작이다. 일시적인 뇌 발작의 경우 갑작스러운 뇌 손상 및 뇌 기능장애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며 손상이 회복되면 자연히 없어진다. 하지만 뇌전증은 발병시기가 길어지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발생 조기부터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소아과 이선행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소아과 이선행 교수

뇌전증은 뇌질환이나 뇌종양, 선천성기형 등의 증후성으로 인한 간질도 있지만 대부분은 뚜렷한 원인을 알 수가 없는 특발성 간질인 경우가 많다. 발병 원인이 유전적인 경우부터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일도 많고, 증상도 부분발작에 머무르는 경우도 있지만 전식발작과 호흡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부분발작만을 앓고 있던 환자가 전신발작으로 진행되는 일도 잦다. 뇌전증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발병하며 성장장애와 대사장애를 일으키고 심한 경우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

특히 소아 뇌전증을 주의해야 한다. ‘소아의 병’이라 할 만큼 전체 뇌전증의 약 3분의 2가 20세 이전에 나타나며, 그중 70% 정도가 3세 이전에 나타난다. 이는 소아는 뇌가 발달하는 과정에 생리적으로 조절기능이 미숙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정확한 진단 방법이나 치료법은 현재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아 대부분 항경련제의 복용에 의지하고 있다.

항경련제 등 복합 치료가 개발되고 발전하면서, 70% 정도의 환자가 신경과 약을 먹으면 증상 조절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30% 정도는 두 가지 이상의 항경련제를 복합 투여해도 발작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을 진단받게 된다. 2~3년간 항경련제를 복용해도 경련의 완화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부작용으로 눈빛이 흐려지고, 멍해지고, 표현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상도 겪을 수 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신경이 전달되는 이온 통로를 차단하거나, 신경 염증을 억제하거나, 신경 전달 물질을 조절하거나, 신경을 보호하는 등 여러 다중 병리를 복합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한약은 여러 가지 성분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중 표적에 작용하는 특징이 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을 보이는 환자가 한의 치료를 통해 발작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뇌전증 후유증으로 알려진 인지 기능 저하나, 뇌발달 지연, 뇌손상 등의 정신과적 질환과 사회 부작용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아이에게 ‘곽향정기산’이라든지, ‘가미온담탕’, ‘시호가용골모려탕’ 등을 처방하면 항경련제 복용량을 줄이면서도 발작을 억제할 수 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 원인의 가설 중 하나로 병소의 약제 농도 감소가 보고되는 만큼, 한약을 병행하는 경우 약물 난치성 뇌전증 발작 조절에 도움이 된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소아과 이선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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