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정 표 복제품, ‘폭군’

입력 : 2024.08.13 07:22
디즈니+ 새 시리즈 ‘폭군’ 공식포스터.

디즈니+ 새 시리즈 ‘폭군’ 공식포스터.

■편파적인 한줄평 : 엔딩포인트마저 ‘맹맛’.

이번에도 박훈정 감독 표 복제품이다. 전작인 ‘마녀’ 세계관에 ‘귀공자’에서나 봤음직한 캐릭터들을 섞어놔 퓨전 요리를 내놓으려하지만, 실패다. ‘인간병기’인 소녀가 주인공이라는 점도 식상하다. 이야기사 시작되자마자 결말이 예측되는 정도다. 엔딩포인트마저 ‘맹맛’인 OTT플랫폼 디즈니+ 새 시리즈 ‘폭군’(감독 박훈정)이다.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다. ‘귀공자’에서 함께했던 김강우, 김선호, ‘낙원의 밤’ 차승원, 그리고 신예 조윤수가 판을 꾸려 4부작을 완성한다.

디즈니+ 새 시리즈 ‘폭군’ 한 장면.

디즈니+ 새 시리즈 ‘폭군’ 한 장면.

세상 아래 가장 새로운 이야기가 어디있겠느냐마는, 박훈정 감독 특유의 클리셰 강한 이야기들을 4부로 쪼개 놓으니 달리지도 서지도 못한 어정쩡한 속도감이다. 특히 1부는 영화 오프닝처럼 느껴질 정도로 세계관 소개에 집중해 회차 흡인력이 떨어진다. 인간병기 소녀인 자경(조윤수)이 폭군 프로그램을 얻고 이야기에 날개를 달기까지 꽤 오랜 시간 시동이 걸리질 않는다.

캐릭터들도 변별력 없다. 폭군 프로그램 개발자 ‘최국장’(김선호)이나 그걸 빼앗으려는 ‘폴’(김강우), 아무것도 모른 채 인간병기가 되는 자경까지 이제껏 그의 작품 안에서 봐왔던 캐릭터들이 그대로 답습된다. 중요한 임무 중에도 농담을 버리지 않는 캐릭터성마저도 마치 전작들에서 이어지는 기시감이 강해 색다르지 않다. ‘신작’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게다가 엔딩포인트는 숭덩숭덩 잘라놓은 순두부 마냥 날선 목적을 찾을 수 없다. 그저 4시간 짜리 영화를 기승전결로 대충 쪼개놓은 듯하다. 이야기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도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다음 회차를 클릭할 리 만무하다.

그나마 한끗이 있다면 차승원이 연기한 ‘임상’이다. 정부기관에서 은퇴한 청소부(살인청부업)가 존댓말을 사용하거나 노쇠하다는 설정을 더해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를 끌어올린다. ‘폭군’의 차별성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또한 박훈정 감독의 특기인 액션 디자인도 나쁘지 않다. 오는 14일 공개.

■고구마지수 : 2.5개

■수면제지수 : 2.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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