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 ‘반전 드라마’를 쓴 대한민국 선수단이 금의환향했다. 공항을 가득 메운 팬들은 역대 최고 성적표를 들고 귀국한 선수단을 열렬히 환영했다.
태권도, 역도, 근대5종 등 파리 올림픽 후반부 메달을 책임진 선수단이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태권도 남자 58㎏급에서 한국 선수 최초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준, 2012 런던 대회 장미란 이후 12년 만에 여자 역도 최중량급에서 메달(은)을 딴 박혜정 등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큰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공항엔 수 백명의 팬들이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선수들의 소속 팀과 각 종목 연맹에서도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곳곳에서 또 따로 소규모 환영식이 열려 입국장 전체가 행사장이 됐다. “대한민국 선수단 덕분에 행복한 여름이었습니다” 등 무더운 여름을 날리게 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팬들의 플래카드도 공항 곳곳에 붙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파리에서 그야 말로 ‘기적의 역사’를 썼다. 금메달 5개, 종합순위 15위 이내라던 대한체육회의 예측을 뒤엎고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 등 메달 32개를 획득했다. 2008 베이징, 2012 런던과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세웠고, 전체 메달 개수는 기존 최다 메달 기록인 1988 서울(33개)에 딱 1개 모자란다.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번 올림픽은 엘리트 체육과 경기력에 대한 여러 우려 속에도 원정 올림픽 사상 최다 메달을 획득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둔 대회였다”고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인 선수들과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과 함께 선수단의 귀국 현장을 직접 찾았다. 유 장관은 “이보다 좋은 결과가 없다. 선수들 덕에 국민들이 더운 여름을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수많은 인파의 환영에 밝은 표정이었다. 태권도에서 8년 만의 금메달을 따낸 박태준의 모교인 한성고 학생들은 “97회 졸업생 박태준의 금메달을 축하한다”고 외쳤다. 먼저 귀국한 금메달리스트들도 환영행사에 가세했다. 먼저 대회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던 양궁 남자 3관왕 김우진도 이날 공항을 찾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고 싶어 찾았다”고 웃었다.
한국 육상 트랙 필드 종목에 첫 메달을 안길 것으로 기대받았으나 7위에 그쳐 눈물 흘렸던 우상혁도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장으로 들어오기 전 수하물 찾는 곳에서부터 알아보는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인사했다. 모두가 밝은 표정으로 환영받고 길었던 한국의 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