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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이라도 해야” 슈가·과즙에 ‘쓴맛’, ‘방시혁 신화’ 무너지나

입력 : 2024.08.14 00:00
하이브 서울 용산구 사옥(왼쪽)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하이브 서울 용산구 사옥(왼쪽)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중소 기획사 빅히트 뮤직에서 글로벌 대형 기획사 하이브로, 기적 같은 성과를 일궜던 ‘방시혁 신화’가 위기를 맞았다.

올해 초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갈등을 시작으로 핵심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의 데뷔 후 첫 논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사생활 노출까지, 하이브가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에 ‘오너리스크’가 대두됐다.

하이브는 지난 4월부터 이어온 민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민 대표의 경영권 찬탈을 주장하며 감사 소식을 알렸을 때만 해도 여론은 하이브의 편이었으나, 이후 민 대표의 대표이사직 박탈에 실패한 데다 감정적 여론전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면서 K팝 팬들의 마음 또한 잡지 못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 권도현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 권도현 기자

이들의 갈등은 하이브에 타 레이블인 빌리프랩과 쏘스뮤직까지 법정 공방으로 총공격에 나서면서 현재 진행 중인 이슈다. 이로 인해 박지원 전 CEO까지 일선에서 물러났고, 경영권 갈등으로 내홍을 겪는 가운데 하이브의 부실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라, ‘쇄신이 필요하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방시혁 신화’의 핵심이었던 방탄소년단의 물의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멤버 슈가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탄 것이 적발됐고, 이후 사과문을 올리는 과정에서 사건 축소 논란까지 빚으면서 사황은 첩첩산중이다.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왼쪽)과 하이브 사옥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화환시위. 유튜브 방송화면 및 독자 제공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왼쪽)과 하이브 사옥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화환시위. 유튜브 방송화면 및 독자 제공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방탄소년단 멤버가 경찰서 포토라인에 서게 될 상황으로, 슈가를 옹호하는 비뚤어진 팬심부터 슈가의 탈퇴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팬덤까지 국내외 팬덤은 들썩이고 있고, 사회복무요원 신분인 슈가의 상황을 들어 서울지방병무청에는 민원도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컨트롤 타워에 있어야 할 방 의장은 본인의 사생활 노출로 폭탄을 맞고 있다. 슈가의 음주운전 보도가 난 다음 날, 방 의장이 BJ ‘과즙세연’과 함께 미국 LA 베버리힐스 거리를 걷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됐다.

하이브 측은 “지인이 모이는 자리에서 두 분 중 언니 분과 우연히 만났고, 엔터 사칭범 관련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조언을 준 바 있다. 두 분이 함께 LA에 오면서 관광지와 식당을 물어와서 예약해 주고 안내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미국 베버리힐즈에서의 모습이 공개된 방시혁 하이브 의장(오른쪽)과 BJ 과즙세연. 유튜브 방송화면

최근 미국 베버리힐즈에서의 모습이 공개된 방시혁 하이브 의장(오른쪽)과 BJ 과즙세연. 유튜브 방송화면

사생활을 걸고넘어질 필요는 없더라도, 빅히트 뮤직을 지금의 하이브로 만든 중심 아티스트, 그야말로 하이브의 뿌리인 방탄소년단의 전례 없는 논란에 회사 차원의 제대로 된 후속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또한 화살을 ‘윗선’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연이은 악재를 겪으면서 주가도 흔들리고 있고, 연예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민희진 대표 절친인 무속인에게 굿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조롱 섞인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방 의장이 빅히트 뮤직 시절의 냉철함과 날카로움을 잃은 것 같다”는 지적을 전한 관계자도 있다.

하이브는, 방 의장은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박지원 전 CEO의 자리는 이재상 신임 CEO가 채우게 됐고,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 슈가의 음주운전은 공식적인 절차 속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방 의장이 일군 K팝 신화가 빛바랜 영광이 되기 전 제대로 탈출구를 찾게 될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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