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기획사 빅히트 뮤직에서 글로벌 대형 기획사 하이브로, 기적 같은 성과를 일궜던 ‘방시혁 신화’가 위기를 맞았다.
올해 초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갈등을 시작으로 핵심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의 데뷔 후 첫 논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사생활 노출까지, 하이브가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에 ‘오너리스크’가 대두됐다.
하이브는 지난 4월부터 이어온 민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민 대표의 경영권 찬탈을 주장하며 감사 소식을 알렸을 때만 해도 여론은 하이브의 편이었으나, 이후 민 대표의 대표이사직 박탈에 실패한 데다 감정적 여론전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면서 K팝 팬들의 마음 또한 잡지 못했다.
이들의 갈등은 하이브에 타 레이블인 빌리프랩과 쏘스뮤직까지 법정 공방으로 총공격에 나서면서 현재 진행 중인 이슈다. 이로 인해 박지원 전 CEO까지 일선에서 물러났고, 경영권 갈등으로 내홍을 겪는 가운데 하이브의 부실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라, ‘쇄신이 필요하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방시혁 신화’의 핵심이었던 방탄소년단의 물의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멤버 슈가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탄 것이 적발됐고, 이후 사과문을 올리는 과정에서 사건 축소 논란까지 빚으면서 사황은 첩첩산중이다.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방탄소년단 멤버가 경찰서 포토라인에 서게 될 상황으로, 슈가를 옹호하는 비뚤어진 팬심부터 슈가의 탈퇴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팬덤까지 국내외 팬덤은 들썩이고 있고, 사회복무요원 신분인 슈가의 상황을 들어 서울지방병무청에는 민원도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컨트롤 타워에 있어야 할 방 의장은 본인의 사생활 노출로 폭탄을 맞고 있다. 슈가의 음주운전 보도가 난 다음 날, 방 의장이 BJ ‘과즙세연’과 함께 미국 LA 베버리힐스 거리를 걷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됐다.
하이브 측은 “지인이 모이는 자리에서 두 분 중 언니 분과 우연히 만났고, 엔터 사칭범 관련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조언을 준 바 있다. 두 분이 함께 LA에 오면서 관광지와 식당을 물어와서 예약해 주고 안내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생활을 걸고넘어질 필요는 없더라도, 빅히트 뮤직을 지금의 하이브로 만든 중심 아티스트, 그야말로 하이브의 뿌리인 방탄소년단의 전례 없는 논란에 회사 차원의 제대로 된 후속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또한 화살을 ‘윗선’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연이은 악재를 겪으면서 주가도 흔들리고 있고, 연예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민희진 대표 절친인 무속인에게 굿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조롱 섞인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방 의장이 빅히트 뮤직 시절의 냉철함과 날카로움을 잃은 것 같다”는 지적을 전한 관계자도 있다.
하이브는, 방 의장은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박지원 전 CEO의 자리는 이재상 신임 CEO가 채우게 됐고,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 슈가의 음주운전은 공식적인 절차 속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방 의장이 일군 K팝 신화가 빛바랜 영광이 되기 전 제대로 탈출구를 찾게 될지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