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의 슈가가 음주운전 혐의와 관련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슈가는 지난 7일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음주 후 전동 스쿠터를 운행하다 넘어져 경찰에 적발된 것과 관련해,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집 앞 정문에서 전동 킥보드를 세우는 과정에서 혼자 넘어지게 되었고, 주변에 경찰관 분이 계셔서 음주 측정한 결과 면허취소 처분과 범칙금이 부과됐다’고 사건 경위를 밝혔다.
그러나 14일 공개된 당시 CCTV 녹화 영상에 따르면, 전동 스쿠터를 탄 채로 인도를 달리던 슈가는 자택 단지 입구로 방향을 트는 과정에서 넘어졌다. 잠시 뒤 순찰 중이던 경찰 기동대원들이 이를 발견해 슈가에게 다가갔고, 음주 사실을 확인하고 음주 측정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밝힌대로 집 앞 정문에 차량을 세우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 경찰 관계자는 스포츠경향에 “도로냐 아니냐의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아파트 등 차단기가 있는 주거 단지 내 혹은 주차장 내부는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도로가 아닌 경우 범칙금 등 처분은 받지만, 면허정지 및 취소 등 행정처분은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로(보도)에서 음주 주행을 하다 넘어져 적발됐다’는 사실과 그 과정을 생략한 ‘집 앞’이라는 상황의 어감차이를 노린 것으로 추측된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는 물론 전동 킥보드, 전동 스쿠터 등의 음주 주행은 명백한 불법이며, 여기에 더해 인도 주행 역시 과태료 또는 범칙금이 부과되는 범법이기 때문이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 측은 앞서 사과문에서 슈가의 차량을 ‘전동 킥보드’라고 표기한 것과 관련해 불거진 ‘사건 축소’ 논란을 부인했다. 그러나 ‘킥보드’ 표기는 ‘실수’였을지 몰라도, 자택 단지에 들어서기 전 인도에서 주행하다 넘어져 적발된 것을 ‘집 앞 정문에서 전동 킥보드로 세우는 과정’이라고 언급한 것은 엄연한 사건 축소 시도다.
경찰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인지 전동 스쿠터인지도 이번 사건에서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둘 다 면허정지 및 취소 등 행정처분은 받지만, 킥보드는 범칙금만, 스쿠터는 전과가 생기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며 “슈가는 혈중알코올농도 0.2%가 넘었기 때문에, 전동 스쿠터를 탔다면, 도로교통법 제148조2 제3항 제1호에 따라 징역 2~5년 또는 벌금 1000만~2000만 원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전한 진술이나 CCTV로 확인된 상황을 봤을 때 형사처벌 및 행정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거짓 해명을 했다고 여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고 정당한 법질서 체계를 저해했다면, 죄질이 나쁘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