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기다린 30번째 홈런, 주인공은 오히려 덤덤했다…KIA 김도영 “별게 아니었구나, 그냥 30개 홈런 중에 하나”

입력 : 2024.08.15 20:58
15일 고척 키움전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KIA 김도영. 고척 | 김하진 기자

15일 고척 키움전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KIA 김도영. 고척 | 김하진 기자

15일 30-30달성을 하고 하트를 그려보이는 KIA 김도영. 연합뉴스

15일 30-30달성을 하고 하트를 그려보이는 KIA 김도영. 연합뉴스

KIA 김도영(21)은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팬들의 함성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김도영은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30홈런-30도루 기록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홈런을 쏘아올렸다.

3-1로 앞선 5회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키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초구 148㎞짜리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의 큼지막한 2점 홈런이었다. 헤이수스가 마운드에서 쭈그려 앉아 타구를 허망하게 바라볼만큼 잘 맞은 홈런이었다.

김도영은 20세 10개월 13일의 나이로 111경기만에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종전 박재홍의 22세 11개월 27일 최연소 기록과 NC에서 뛰었던 외인 타자 에릭 테임즈의 종전 최소경기 기록인 112경기를 동시에 갈아 치웠다. 타이거즈 선수로는 1997년 이종범, 1999년 홍현우에 이어 세 번째 30-30 기록이다.

이날 첫 타석에서부터 홈런이 나올 뻔 했다. 1회 헤이수스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의 폴대를 살짝 빗겨가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KIA 동료도, 상대팀인 키움도 가슴을 쓸어내린 타구였다. 결국 이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3회 다음 타석에서는 무사 1루에서 병살타를 쳐 물러났던 김도영은 세번째 타석에서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홈런을 만들어내며 고척돔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김도영의 대기록 달성에 힘입어 KIA는 12-1로 대승했다.

첫 타석의 파울 타구가 오히려 김도영의 마음을 가볍게 했다. 경기 후 김도영은 “언젠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의식은 안 한다고 했지만 몸은 그렇게 안 움직였던 것 같다. 그래서 차라리 오늘 첫 타석에 홈런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그러니까 조금 더 마음이 편해지고 몸에 힘도 빠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홈런 친 KIA 김도영. 연합뉴스

홈런 친 KIA 김도영. 연합뉴스

홈런 친 상황에 대해서는 “매 타석 내 존에 오면 과감히 돌리겠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그게 딱 맞아 떨어졌다. 그 공이 파울이 안 되어서 좋은 타구가 됐다”고 말했다.

‘아홉수’를 깨고 나니 홀가분했을까. 의외로 덤덤했다.김도영은 “치고 나서 수비까지 나갔다 오니까 별게 아니었구나 생각이 들더라. 그냥 30개 홈런 중에 하나였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스스로는 덤덤하게 말했지만 정말 쉽지 않은 기록이다. 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그 부분에서는 정말 영광스럽다. 그리고 되게 행복하다”며 “오늘 하루만큼은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스스로에게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중요한 경기들이 남았으니까 오늘만 좋아하고 내일부터는 팀이 이길 수 있게 생각을 하고 경기를 준비할 것 같다”고 했다.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김도영은 40-40도 달성할 수 있을 거라는 고나측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냥 마음 편히 팀이 이길 수 있게 출루를 많이 해서 선수들을 괴롭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 김도영. 연합뉴스

KIA 김도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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