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돌부처, 키움 뉴 이닝이터

입력 : 2024.08.16 02:31

성장통 딛고 최근 2G 7이닝투

포커페이스 막내 선발 김윤하

“긴 이닝 위해 초구부터 승부

전 타석 안타 맞은 건 까먹죠”

키움 김윤하가 지난 14일 자신의 데뷔 첫 선발승 기념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두리 기자

키움 김윤하가 지난 14일 자신의 데뷔 첫 선발승 기념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두리 기자

키움 막내 투수 김윤하(19)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데뷔 시즌의 성장통에도 동요하지 않는 침착함이 김윤하의 가장 큰 무기다.

김윤하는 지난달 2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피안타 2개·볼넷 3개·삼진 4개로 무실점 호투하며 데뷔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선발 등판 세 번 만에 챙긴 승리였다. 그는 앞선 경기인 7월13일 NC전에서는 4.2이닝 동안 6실점을 기록하며 조기 강판됐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김윤하는 “살살 길게 던지기보다 전력으로 끝까지 던지기 위해 체력을 기르고 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김윤하는 시행착오를 딛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아 나갔다. 지난 1일 NC전에서는 4이닝 동안 9실점하며 다시 한번 주춤했으나 이후 두 경기에서 모두 7이닝을 소화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 13일 KIA전은 비록 패했지만 7이닝 동안 1개의 볼넷만을 허용하고 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김윤하는 2년 차 신인 포수인 김건희와 배터리 호흡을 맞춰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지난 14일 “김윤하 선수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리그의 최강 타선을 지닌 KIA를 상대로 김건희 선수와 함께 7이닝 동안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투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며 “경기 결과를 떠나서 김윤하 선수가 선발 투수로서 자리매김하는 과정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김윤하 선수는 마운드에서 표정이 거의 없다”라며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본인의 투구를 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다른 투수들에게 ‘너희들이 저 나이였을 때보다 (김윤하 선수가) 훨씬 더 잘하는 것 같다’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19세 돌부처, 키움 뉴 이닝이터

김윤하는 전날 데뷔 첫 선발승 기념구를 들고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최근 두 경기에서 7이닝을 던지고도 패한 것에 대해 “선발 투수로서 긴 이닝을 끌고 가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라며 “처음부터 7이닝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하고 던진 건 아닌데 1회부터 전력투구하면서 한 타자 한 타자를 상대하다 보니 7회가 끝나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윤하는 “공 안 맞으려는 욕심에 초반부터 승부를 피하면 오히려 안 좋은 것 같아서 이제 초구에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들어가고 범타 처리하려고 한다”라며 “그게 긴 이닝을 끌고 가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긴 이닝 전력 투구’라는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한 김윤하는 이제 좀 더 정교한 작전을 세우고 있다. 김윤하는 “형들이 타순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볼 배합을 조금 다르게 바꿔 보라고 조언해 주셔서 처음에는 직구로 가다가 후반에는 변화구를 써보는 식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윤하는 상대 타자에게 장타를 맞아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투구를 이어가는 대범한 정신력을 지녔다. 그는 “경기할 땐 타자를 안 보려고 하는 편이다”라며 “전 타석에 안타 맞은 건 까먹는다”라고 말했다. ‘마운드에서 표정이 없다’는 홍 감독의 칭찬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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