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16일 투수 황준서를 1군에 등록했다. 지난 1일 수원 KT전에 등판해 0.2이닝 1실점을 마지막으로 2군에 내려간지 보름만에 복귀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 기용에 대해 “일단 편안한 상황에서 던지게 할 것”이라며 “2군에서 선발로 나와 40~45개 정도 던진 만큼 선발이 일찍 내려오는 것에 대비해 뒤에 이어 붙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탠덤 선발’의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황준서는 시즌 출발이 좋았지만 속구 포크볼 조합의 투 피치가 상대에게 읽히면서 어려운 경기를 하는 일이 잦았다. 한화의 내부 분석에 따르면 속구의 로케이션이 일정하게 만들어지다 보니 상대 타자들이 비교적 쉽게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속구 로테이션이 다양성을 가져가거나 패스트볼 계열의 추가 레퍼토리가 필요하다.
김 감독은 “황준서의 투구가 정해진 코스로 가는 경향이 있으니 프로 레벨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본다. 그 부분에서 업그레이드 시키기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당장 큰 변화를 줄 수는 없다. 가지고 있는 재능 안에서 일단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에게 제일 중요한 건 구속과 제구가 아니라 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김서현이 호투하는 것 역시 구속과 제구가 좋아졌다기 보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이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김서현도 결국은 구속과 제구가 아니라 자신감을 바탕으로 볼넷이 줄어들면서 좋은 역할을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서현은 7월3일 1군 등록 뒤 15경기 등판해 1패 5홀드, 평균자책 0.61의 압도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 김서현의 성장과 박상원, 주현상 등의 호투가 이어지면서 불펜의 필승조가 어느 정도 윤곽을 갖춰가고 있다. 김 감독은 “이젠 우리도 7~9회는 막을 수 있는 팀이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황준서가 김서현의 트랙을 밟아가면서 자신감을 채운다면 한화의 마운드는 더욱 강해진다. 남은 시즌 순위 경쟁은 물론 다음 시즌 희망이 더 커질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자신감 채우기’ 프로젝트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