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가 불편하거나 아프면 치과를 찾는다. 하지만, 신체 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인지력이 원활하지 못한 장애인의 경우에는 보호자가 있어도 치과 치료가 쉽지 않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치과 치료 또한 시기를 놓치게 되면 치료가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이는 장애 환자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장애인에 대한 진료경험이 많고 전문시설이 구비되어 있는 곳에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장애인 치과 치료는 일반 치과 치료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비장애인과 똑같이 치과에 와서 접수하고 검진한 다음, 치료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진행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전신 마취가 필요하다면, 수술 전 검사와 입원, 전신 마취 후 치료를 받는 과정이 추가된다. 장애인 치과 진료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호자·환자·의료진 간의 협조와 신뢰이다.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장애가 있기 때문에 전신 마취 등 물리적인 방법을 우선시하기보다, 충분한 소통을 통해 환자에게 적합한 행동 조절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치과 치료가 필요한 장애인 환자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고, 진정제나 마취를 통한 약물치료를 동반하는 것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이런 방법은 환자가 치과를 더욱 무서운 공간으로 인식하는 부정적인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치과 치료 과정은 장애 유형에 따라 접근법에 차이가 있다. 청각장애가 있다면 수화와 구화, 필담 등 환자가 선호하는 의사소통 방법을 통해 소통한다. 진료 전, 서로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재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시각장애가 있다면 치료 모든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기구 등을 만져볼 수 있게 하면 안전한 치료에 도움이 된다. 치과 치료 특성상 검사와 진료가 누워서 진행되기 때문에 장애 환자가 느끼는 불안감이 클 수 있으며, 진료 기구들의 다양한 소리도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 구강검진 시에 치과 기구를 바로 입안에 넣는 것이 아니라, 마치 눈으로 본 것처럼 충분히 설명한 후 천천히 진행한다.
장애인 치과 치료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환자가 마음 편하게 치료를 받았는가?’이다. 장애를 이유로 치료에 소홀함이 없도록, 환자가 마음 상하는 일이 없도록 환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며 치료한다. 장애가 있는 환자의 치료를 오래 하면서 느끼는 것은, 실제로 치료의 어려움보다 심리적인 장벽이 더 높다는 것이다. 물론 힘든 과정도 있을 수 있지만, 치과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가 힘을 모으면 불가능한 치료는 없다고 생각한다.
비장애인처럼 장애인 치과 치료가 쉽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치과에서 치료받기 어려운 환자라면 전국 장애인구강진료센터나 치과대학병원 장애인클리닉을 방문 할 수도 있다. 많은 병원에서 장애인 치과 진료시설을 잘 구축해서 더 편하게 비장애인처럼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