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배터리(투수와 포수)는 수비의 시작과 끝을 담당한다. 최근 키움에서는 ‘만 19세 배터리’가 중책을 맡아 실전 경험을 쌓아 가고 있다. 이번 시즌 배터리로 처음 호흡을 맞춘 이들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성장 중이다.
키움 선발 투수 김윤하(19)는 지난 24일 LG전에서 포수 김건희(20)와 호흡을 맞췄다. 데뷔 시즌에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는 김윤하는 처음 상대하는 LG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1회부터 연달아 세 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김건희의 수비 실책도 나왔다. 결국 김윤하는 3.1이닝 동안 83개의 공을 던지며 10피안타 6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번 시즌 김윤하는 김건희와 4경기에서 배터리로 선발 출장했다. 경기력은 아직 불안정하다. 처음으로 함께 선발로 그라운드에 오른 지난 1일 NC전에서 김윤하는 4이닝 9실점 후 조기 강판됐다. 김건희는 당시 송구 실책으로 추가 실점 위기를 초래했다. 이후 김윤하는 팀의 베테랑 포수 김재현과 합을 맞췄다가 지난 13일 KIA전과 18일 롯데전에서 연이어 김건희와 배터리로 묶였다.
김윤하는 지난 13일 KIA전에서 7이닝 6피안타 1실점 4삼진으로 호투했고 18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 4실점 5삼진으로 고전하면서도 이닝 이터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만 19세 배터리’는 뼈아픈 실패를 겪으며 한 단계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1년 차 김윤하와 2년 차 김건희는 팀의 막내 라인이지만 볼 배합을 할 땐 여느 베테랑 못지 않게 진지해진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윤하 선수는 아직 어리니까 피치컴 사인을 포수에게 의존하는 편인데 포수인 김건희도 마찬가지로 어리다”라며 “김윤하 선수가 공을 던질 때는 김건희 선수가 굉장히 고참 같아진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19살 투수와 20살 포수가 합을 맞추는 장면은 키움의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투수와 야수를 거쳐 이번 시즌 포수로 정착한 김건희는 8월 타율 0.313을 기록하며 공격 면에서도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홍 감독은 “김건희 선수가 올해 포수로 연착륙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팀에 김재현이라는 경험 많은 포수가 있어서 김재현 선수를 본보기로 해서 어린 선수들이 잘 성장하리라 본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김윤하에 대해 “올해는 김윤하 선수가 모든 것을 경험하는 시즌”이라며 “7이닝도 여러 번 경험했고 (지난 18일 롯데전에서는) 4일 휴식 후 투구도 해봤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4일 턴으로 등판했을 때 1·2회에 몸이 무거웠다고 했는데도 본인이 그 고비를 잘 넘겨서 6회까지 잘 던졌다”라며 “이런 경험이 계속 누적되면 선수의 성장에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