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넘어 또 침대, 거기다 장거리…홍명보호 고난의 월드컵 3차예선 일정

입력 : 2024.09.06 06:40 수정 : 2024.09.06 06:41
한국 축구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과 경기를 하루 앞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과 경기를 하루 앞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파 6만 190㎞ 이동
유럽파는 역시차 감수해야

체력·컨디션 관리 난항 속
일부선 “본선 적응 도움”

북중미를 향한 홍명보호의 첫 출항은 장거리 전쟁이다. 홈과 원정에서 ‘침대 축구’와 10번 맞서는 일정이라 어느 때보다 하늘 길이 힘겹다.

홍명보 감독(55)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여정은 5일 안방(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지역 3차예선 팔레스타인전이다. 대표팀은 가벼운 회복훈련만 소화한 채 7일 이른 새벽 2차전이 열리는 오만 무스카트(10일 오후 11시)를 향해 날아가야 한다. 이동 거리만 6592㎞. 5시간의 시차까지 감안한다면 부담감은 더욱 크다.

침대 넘어 또 침대, 거기다 장거리…홍명보호 고난의 월드컵 3차예선 일정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며칠 전 합류한 유럽파는 역시차를 각오해야 하고, 국내파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돌아가 경기를 치러야 하니 고난한 일정”이라고 귀띔했다.

사실 대표팀의 강행군은 본선 티켓 8.5장 중 6장의 주인공이 결정되는 3차예선 조 추첨부터 예상된 결과였다. 톱시드인 한국은 3차예선에서 마지막으로 B조에 배정되면서 그 상대가 전부 중동 국가(이라크·요르단·오만·팔레스타인·쿠웨이트)로만 채워졌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확실한 우위에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유독 이동 거리가 긴 상대들만 만난다는 게 골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공개한 3차예선 일정을 살펴보면 한국은 대회 기간 10경기를 치르면서 비행기로만 6만 190㎞(국내파 기준)를 날아가야 한다. 한국이 3차예선에서 이동의 제약을 받지 않는 것은 홈 경기만 치르는 내년 3월 7~8차전(오만·요르단)이 유일하다. 요르단과 이라크를 원정과 홈에서 순서대로 상대하는 10월 일정(3~4차전)은 까다로운 비행편 시간 문제로 회복 시간 확보도 쉽지 않아 전세기로 이동한다. 이 전세기는 요르단 암만에서 귀국하는 편도만 쓰는데도 8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간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한 유럽파들의 이동 거리는 더 늘어난다. 첫 A매치가 원정일 경우는 현지에서 합류하면 되지만, 홈에서 첫 경기가 열린다면 유럽에서 서울로, 다시 2차전이 열리는 원정지까지 또 이동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한국의 3차예선 장거리 전쟁이 부담스러운 것은 나머지 국가들의 이동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서다. 각 국이 한국을 한 번씩 방문하는 것을 제외하면 홈과 원정을 오가더라도 같은 중동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팔레스타인이 홈경기를 제3국에서 치를 가능성을 제외하면 변수조차 많지 않다.

다만 홍명보호가 장거리 이동에 빨리 익숙해지는 게 본선 적응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3개국 16개 도시에서 열린다. 개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조별리그 사이 최소 2000㎞ 이상을 오가는 부담을 극복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최종 3차예선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에선 우리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어떻게 잘 유지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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