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삼성이 좀처럼 지지 않지만 KIA는 스스로 매직넘버를 줄여가고 있다. 이제 한 자릿수로 진입했다.
KIA는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14-0으로 승리했다. 정규시즌 1위 확정 매직넘버는 이제 ‘9’가 됐다. 남은 14경기 중 9승만 거두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한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1회초 2사 1루에서 폭우가 내려 경기가 무려 73분 간 중단된 끝에 재개됐다. 14개를 던진 채 경기가 중단되면서 KIA 선발 황동하는 1시간 13분 동안 대기했다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도 호투했다. 5회까지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키움 타자들을 틀어막았다. 5회초 볼넷과 안타로 연속 출루시킨 뒤 외야플라이로 2사 1·3루에 몰린 것이 거의 유일한 위기였다. 황동하는 타격 4위의 3번 타자 송성문을 2루 땅볼로 잡아 이닝을 끝냈다.
이날 KIA는 김도영이 전날 수비 중 한화 주자 페라자와 부딪혀 넘어지면서 다친 여파로 출전하지 못했다. 나성범 역시 허벅지 피로감으로 보호를 위해 휴식했다. 중심타선 트리오 중 2명이 벤치를 지켰는데도 KIA는 폭발했다.
1회말에는 1번 타자 박찬호가 키움 막내 선발 김윤하를 상대로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 선취점을 뽑았다. 1-0으로 아슬아슬 앞서던 KIA는 5회말 키움의 수비 약점을 틈타 달아났다. 선두타자 한준수가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변우혁의 직선타구를 잡은 3루수 고영우가 1루로 견제구를 던졌으나 악송구 했다. 그 사이 한준수가 2루를 밟았고, 9번 서건창의 우월 2루타로 홈에 들어갔다.
이어 1번 박찬호의 땅볼 타구를 잡은 유격수 김병휘도 1루로 악송구를 했다. 2루주자 서건창은 3루를 밟았고 박찬호도 1루에 세이프 된 뒤 2루까지 내달렸다. 1사 2·3루에서 최원준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KIA는 3-1을 만들었다.
6회말에는 최형우가 우전안타, 김선빈이 좌익선상 2루타로 출루한 뒤 1사 2·3루에서 한준수가 우월 3점 홈런을 때리면서 6-1을 만들어 승부를 갈랐다. 김윤하를 6이닝 6실점(4자책)으로 내려보낸 KIA 타선은 7회말 키움 불펜을 상대로도 최형우의 희생플라이, 박정우의 2타점 적시타, 한준수의 2점 홈런으로 5점을 더 뽑았다. 한준수는 데뷔 후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8회말에는 2사 2루에서 최형우 타석에 대타로 들어간 나성범까지 2점 홈런을 날리면서 KIA 타선은 대폭발했다.
7월4일 삼성전에서 시즌 4승째를 거둔 뒤 승수를 보태지 못하고 있던 황동하는 9경기 만에 선발승을 추가, 시즌 5승(6패)째를 추가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1회초 2사후 갑작스런 비로 인해 1시간여 동안 경기가 중단됐음에도 황동하가 컨디션을 잘 유지해주면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이준영도 최근 안정감있는 투구를 이어가며 불펜진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고 투수들을 먼저 칭찬했다.
이어 “타선에서는 박찬호가 1회말 선두타자 홈런으로 분위기를 잘 만들어줬고, 하위타순에서 한준수와 서건창이 멀티안타를 쳐내면서 공격에 큰 힘을 보탰다. 오늘은 한준수의 활약이 좋았던 것처럼 최근 상승세는 경기에 출장한 선수들이 고루 활약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다들 수고 많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