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현조가 8일 KB 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거둔 뒤 동료들의 축하 세리머니 속에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유현조(19·한체대)가 프로 첫승을 달성한 뒤 유쾌한 우승인터뷰로 행복 에너지를 뿜어냈다.
유현조는 8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GC(파72·666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치고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소속 성유진(11언더파 277타)을 2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1타차 선두로 출발했다가 배소현에게 역전당해 2타차로 끌려가던 그는 9번홀 이후 3홀 연속 홀에 바짝 붙은 아이언샷으로 선두를 되찾았고 1타차로 앞서가던 17번홀에서는 무려 1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고 승리를 굳혔다.

유현조가 8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GC에서 열린 KLPGA 투어 스타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뒤 부모와 함께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KLPGA 제공
유현조는 우승 인터뷰에서 “초반 난조 보기 2개로 ‘아 오늘도 역시 아닌가보다’라며 실망했었다”고 말했다. “루키라서 잃을 게 없다고 어제 경기를 마친 뒤 각오를 밝혔는데 후회했다. 사실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잤고 초반에 배소현 언니 흐름이 좋아 우승욕심을 버렸는데, 최선을 다하면서 기회가 다시 왔고, 17번홀 버디로 여유를 갖게 됐다”고 돌아봤다.
17번홀 버디퍼트는 짜릿했다. “너무 먼 거리라서 어떻게든 파를 지켜야 한다고 했는데, 사실 우승하려면 롱 퍼트가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16번홀부터 노렸었다”는 그는 “공이 홀에 들어가는 순간 저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다”고 세리머니 순간을 돌이켰다. “그 세리머니, 저 쫌 멋있지 않았나요”라고 반문하며 “어서 빨리 가서 비디오 돌려보고 싶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우승하려면 롱 퍼트가 들어가줘야 한다는 생각에 16번홀에서 노렸는데 안 들어갔고, 17번홀에서 들어가면서 ‘이게 신의 계시지’라는 생각도 했다”며 또 한 번 크게 웃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선한 뒤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의 열성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구까지 한 그는 “다음에 언제라도 불러주면 바로 달려가겠다”며 활짝 웃었다. 기아 선수에게 골프레슨을 해주고 싶은 선수를 꼽으라는 요청에 김도영을 꼽으며 “나이도 맞아야 하고, 홈런을 많이치니까 거리가 많이 날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유소년 스포츠 센터에서 처음 골프를 배웠고, 그 무렵 할머니가 스크린 골프장을 운영한게 계기가 돼 골프와 가까워진 유현조는 “초등학교 3학년때 처음 나간 대회에서 83타를 쳤는데, 상대가 70대 타수를 치는 걸 보고 어머니가 본격적으로 레슨을 시켜주셔서 그때부터 갑자기 골프를 열심히 치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날 우승상금 2억 1600만원 등 올해 4억 5000만원 가까이 번 그는 “내집 마련 꿈이 조금 가까워진거 같다”며 또 한 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