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사사구 신기록 경신
사구 갯수 타의추종 불허
최정(37·SSG)은 지난 7일 사직 롯데전에서 개인 통산 1033번째 볼넷을 골랐다. 이로써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더한 사사구 1381개로, 올해 홈런에 이어 또 하나의 신기록을 작성했다.
몸에 맞는 공이 유독 많은 최정은 프로에서 ‘마그넷 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정이 기존 사사구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던 이유도 볼넷보단 사구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크다.
7일까지 최정의 통산 볼넷 순위는 5위인 반면, 몸에 맞는 공은 348개로 2위 박석민(212개·은퇴)보다 136개 많다. 종전 사사구 최다 기록을 가지고 있던 양준혁(은퇴)도 몸에 맞는 공은 102개였다. 최정처럼 많은 사구를 얻어낸 타자는 KBO리그보다 훨씬 긴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찾을 수 없다. 미국 매체도 최정의 홈런 신기록만큼 누적 사구 개수에 관심을 보였다.
최정은 지난 4월24일 사직 롯데전, 4-7로 뒤진 5회초 2사에서 상대 선발 이인복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KBO 통산 468번째 홈런을 날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의 현역 기록(467개)을 뛰어넘어 KBO리그 역사를 관통하는 홈런왕으로 우뚝 섰다.
MLB닷컴은 5월9일 보도한 최정과 인터뷰 기사에서 홈런과 함께 사구 기록도 상세히 조명했다. MLB닷컴은 “최정은 홈런 기록뿐 아니라 프로야구 역대 최다 몸에 맞는 공 기록(당시332개)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휴이 제닝스의 MLB 기록인 287개를 깨트린 것”이라고 전했다.
최정은 “많은 전문가가 내가 공에 자주 맞는 이유에 대해 타석에 너무 가까이 서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며 “더 가까이 있는 건 맞지만, 그보단 경기에 바르게 임하기 때문에 투수들도 몸쪽 도전을 해온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구를 의식하며 특별히 다른 것을 하지 않는다”며 “내가 맞는 공은 누구나 맞을 수 있는 공”이라고 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최정은 7일까지 9371번 타석에 섰다. 강한 타자일수록 몸쪽 승부가 많고, 사구로 인한 부상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최정은 “누구나 맞을 수 있는 공”이라는 생각으로 1만 번 가까운 타석에 임했다. 홈런도, 사사구도 최정의 한결같은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신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