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창단 8년만에 첫 LCK 우승

입력 : 2024.09.08 20:55 수정 : 2024.09.09 11:28

‘펜티핏-골든로드’ 노리던 젠지에 3대2 승리

‘젠지-T1’ 양강구도 깨고 ‘새로운 시대’ 선언

한화생명이 다섯 스플릿 연속 우승(펜타핏)을 노리던 젠지를 꺾고 창단 첫 LCK 우승을 차지했다.

8일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결승에서 한화생명 e스포츠가 풀세트 접전 끝에 젠지 e스포츠를 3-2로 제압하고 창단 8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 전신인 ‘ROX 타이거즈’ 시절을 합치면 ‘2016년 서머’ 이후 8년 만이다.

세트스코어가 말해주듯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날 경기 내내 이어졌다. 관중석에서는 매 세트, 매 고비고비마다 양팀 팬들의 환호와 탄식이 쉼없이 터져나왔다.

‘2024 LCK 서머’ 결승전에서 젠지를 꺾고 우승한 한화생명 e스포츠 선수들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LCK

‘2024 LCK 서머’ 결승전에서 젠지를 꺾고 우승한 한화생명 e스포츠 선수들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LCK

킬을 주고받으며 시작한 1세트 초반, 한화생명이 킬과 드래곤 스택을 먼저 쌓으며 T1을 격파한 전날의 기세를 이어갔다. 11분 교전에서 ‘바이퍼’ 박도현이 도망가는 젠지 선수들을 멈췄고, 이를 놓치지 않은 ‘피넛’ 한왕호가 ‘캐니언’ 김건부를 잡았다. 한화생명은 15분 미드 2차 포탑을 밀고 골드 차이를 2000 이상 벌리기도 했다.

젠지는 쵸비 ‘정지훈’이 20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스택 229를 모으며 반격에 나섰다. 상대 바텀 다이브를 받아치면서 3대 1 킬 교환에도 성공하는 등, 한때 젠지는 한화생명의 포탑을 연이어 밀며 승기를 잡는듯 했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36분쯤 젠지에게 바론을 내주는 대신 드래곤 영혼을 완성했다. 이어진 교전에서도 승리했지만 경기를 끝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 여기서 한화생명은 진격을 선택, ‘제카’ 김건우와 ‘바이퍼’ 박도현이 젠지의 남은 챔피언을 정리하면서 극적인 역전으로 1세트를 따냈다.

일격을 당한 젠지의 반격이 2세트부터 시작됐다.

골드 차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중반, 젠지가 한발 앞서갔다. 17분 ‘페이즈’ 김수환이 절묘한 궁극기 활용으로 ‘피넛’ 한왕호를 쓰러뜨렸다. 곧바로 ‘기인’ 김기인 궁에 이은 ‘리헨즈’ 손시우의 그랩으로 ‘제카’ 김건우까지 처치했다. 기세를 탄 젠지는 24분 드래곤 전투에서 대승을 거뒀다.

35분 4용을 완성한 젠지는 연달아 두번째 내셔 남작까지 가져온 뒤 진격해 경기를 매듭지었다.

3세트 시작은 한화생명이었다.

한화생명이 초반 잇따라 킬을 따내며 젠지를 압박했지만 7분 유충 싸움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젠지가 한순간에 한화생명 4명을 모조리 잡아낸데 이어, 9분 ‘기인’ 김기인이 ‘도란’ 최현준을 상대로 솔킬까지 터뜨렸다.

이후 젠지의 맹공이 시작됐다. 22분 한화생명이 ‘쵸비’ 정치훈을 몰래 따라가 잡고 나서 바론을 치는 승부수를 뒀다. 하지만 한타 포지션이 망가졌고 ‘기인’ 김기인이 나서자 한화생명은 무너졌다.

28분 양팀 골드 차는 6000이 넘었고, 여세를 몰아 젠지가 한화생명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3세트까지 가져갔다.

한화생명 e스포츠의 ‘제카’ 김건우가 약속대로 우승 트로피를 한손으로 들어올리고 있다. |LCK 중계 화면

한화생명 e스포츠의 ‘제카’ 김건우가 약속대로 우승 트로피를 한손으로 들어올리고 있다. |LCK 중계 화면

부진했던 ‘도란’ 최현준이 살아나면서 한화생명이 4세트에서 폭발했다.

9분 젠지가 다이브를 시도했지만 최현준이 엄청난 슈퍼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상황을 뒤집고 일찌감치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이후 젠지가 노림수를 지속적으로 던졌지만 한화생명이 날선 받아치기를 하면서 오히려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20분 한화생명은 젠지의 공세를 버텨내고 ‘내셔 남작 버프’를 확보하면서 승기를 굳혔다.

어느새 7000 가까이 골드 차가 난 상황. 28분 화끈한 공격으로 젠지의 마지막 저항을 주저앉힌 한화생명은 30분 탑 라인에서 한번 더 적들을 쓸어버리고 넥서스를 파괴했다.

기어이 승부를 마지막 세트로 몰고간 한화생명의 기세는 5세트로 이어졌다.

한화생명은 10분 젠지의 무리한 탑 다이브를 받아쳐 3대1 킬 교환에 성공했다. ‘제카’ 김건우의 요네가 성장에 제동을 받지 않은 점이 기회. 한화생명은 기세를 몰아 23분 한타 대승을 거뒀다. ‘피넛’ 한왕호가 침투해 ‘쵸비’ 정지훈을 잘랐고, ‘페이즈’ 김수환마저 무릎을 꿇었다.

31분 운명을 건 한타. 한화생명은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이 젠지를 압살한 후 바론 버프를 손에 쥐었고, 버프를 살려 미드·바텀 2차 포탑을 파괴했다. 골드 차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졌다.

승기를 잡은 한화생명은 36분 드래곤 앞에서 상대를 섬멸하고 대이변을 완성했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ROX 타이거즈’ 시절인 ‘2016년 서머’ 이후 8년 만에, 2018년 현재 팀명으로 리브랜딩한 뒤로는 처음으로 LCK 우승을 기록했다.

반면 LCK 5연속 우승과 함께 골든로드(올해 열리는 국내외 공식대회 석권)를 노리던 젠지의 꿈은 한화생명의 파이팅에 막혀 수포로 돌아갔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