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불괴’도 가는 세월을 붙잡기엔 역부족이다.
메이저리그 현역 최다인 260승 투수 휴스턴의 저스틴 벌랜더(41)가 처참하게 무너졌다.
벌랜더는 9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 8피안타 8실점으로 부진했다. 삼진은 1개도 잡아내지 못했다. 팀이 6-12로 패하면서 시즌 6패째(3승)를 기록한 벌랜더는 시즌 평균자책점은 4.52에서 5.30으로 크게 상승했다.
벌랜더는 2회초 페이빈 스미스에게 3점포를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3회에는 에우제니오 수아레스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이어 스미스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벌랜더가 1경기에 같은 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한 것은 11번 있지만, 7타점을 헌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벌랜더는 최근 6경기에서 27⅔ 이닝 동안 41개의 안타를 맞으며 27실점했다. 이 기간 평균 자책은 8.78. 탈삼진은 19개에 그쳤다. 하락세가 뚜렷하다.
앞서 벌랜더는 부상으로 4월 말 시즌 첫 등판을 가졌고, 6월 10일 경기 후 목 불편 증상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휴스턴과 벌랜더의 보장 계약은 이번 시즌까지다. 이번 시즌에 140이닝을 넘게 던져야 2025시즌 3500만 달러 상호 옵션이 발동된다.
하지만 벌랜더는 잦은 부상으로 140이닝을 던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까지 14경기에서 단 74 ⅔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내구성과 구위가 떨어진 벌랜더가 올 시즌 뒤 현역을 연장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불과 2년 전, 아메리칸 리그(AL) 개인 세번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벌랜더는 올해 잦은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날 최고 구속은 시속 153㎞이 나왔지만 볼끝의 움직임이 떨어지면서 애리조나 타선에 난타당했다. ‘금강불괴’로 불려온 벌랜더도 이젠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모습이다.
벌랜더는 2005년 빅리그 데뷔한 이후 통산 260승 149패 평균자책 3.29를 기록 중이다. 월드시리즈 우승 2회를 경험했고, 올스타에 9번 선정됐다. 2011년 AL MVP에 올랐고, 3번의 사이영상, 다승 1위 4회, 탈삼진 1위 5회를 이뤄냈던 강속구 투수의 대명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