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만 둘이 합쳐 5차례. 현역 최고 투수들로 꼽히는 맥스 셔저(40)와 제이컵 디그롬(36)이 오랜 부상에서 빠져나와 메이저리그(MLB) 복귀 준비를 마쳤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9일(한국시간) “디그롬은 이제 선발로 나설 준비가 됐다. 셔저도 마찬가지”라며 둘의 구체적인 등판 날짜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르면 13일부터 시작하는 시애틀 4연전 중 등판 가능성이 전망된다.
디그롬과 셔저는 최근 마이너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확인하기 위한 재활 경기에 나섰다. 디그롬이 전날 AA리그 경기에 나서 직구 위주로 공 49개를 던졌다. 셔저도 이날 AAA 경기에서 59구를 던졌다. 4이닝 동안 14타자 상대로 8삼진을 잡으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디그롬은 2023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옵션 포함 최대 6년 2억2200만 달러 FA 계약을 맺었다. 셔저는 지난 시즌 중반 메츠에서 트레이드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둘 다 메츠가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몇 개월간의 시차를 두고 차례로 텍사스로 팀을 옮겼다.
둘은 새 소속팀에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디그롬은 지난해 4월29일 텍사스 이적 후 6번째 선발 등판을 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후 아직 MLB 등판 기록이 없다. 디그롬의 올해 연봉은 4000만달러다. 지난해는 3000만달러를 받았다.
셔저 또한 부상으로 시름 했다. 지난 시즌 이적 이후 텍사스에서 불과 8차례만 선발 등판했다. 올 시즌도 8차례 선발 등판이 전부다. 39.1이닝 동안 2승 4패 평균자책점 3.89에 그치고 있다.
텍사스는 지난 시즌 창단 62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전문가 예상을 뒤집은 극적인 우승이었다. 그러나 디그롬과 셔저의 역할은 없었다. 디그롬은 부상으로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셔저는 3차전 선발 등판했지만 겨우 3이닝 만에 등 통증으로 마운드 위에서 내려왔다. 텍사스는 ‘우승 청부사’를 기대하고 이들을 데려왔고, 결국 우승에 성공했지만, 막상 이들의 기여는 없었던 셈이다. 사이영상 3차례에 통산 216승의 셔저나, 사이영상 2차례에 구위 하나만은 리그 최고라는 디그롬 모두 텍사스에서는 자존심만 상했다.
올 시즌 텍사스는 지난해 같은 기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이제 불과 18경기만 남았는데 지구 1위 휴스턴과 7.5경기 차다. 와일드카드 또한 6.5경기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내년 시즌 반등을 위해서라도 ‘건강한 디그롬’이 절실하다. 디그롬은 팀 옵션이 걸린 2028년까지 최대 4년을 더 텍사스에서 뛰어야 한다. 셔저는 올해가 계약 마지막이다. 은퇴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지만, 현역 연장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다. 내년에도 텍사스 유니폼을 입을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