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막판 5강 레이스에서 속도를 내던 한화가 무기력한 연패로 다시 뒤처졌다. 지난 4일 광주 원정에서 KIA를 꺾고 당시 5위 KT를 1경기, 4위 두산을 1.5경기 차로 추격했던 6위 한화는 불과 나흘 만에 7위 추락과 함께 5위 KT와 격차도 2.5경기까지 벌어졌다. 가을야구로 가는 길이 며칠 새 훨씬 험난해졌다.
한화는 6~8일 잠실 원정에서 LG를 상대로 1승2패를 기록했다. 류현진이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쳐 첫 경기를 3-1로 가져갔지만, 남은 2경기에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완패했다. 시즌 종반까지 5선발 고민을 해결하지 못한 한화는 8일 LG전에 불펜 이상규를 선발로 기용했다. 이상규는 3이닝 1실점으로 자기 역할을 했지만, 뒤이어 나온 중간 투수들이 연속 실점하며 3-9로 졌다.
9일 경기는 더 무기력했다. 어깨 피로로 로테이션을 거른 문동주 대신 선발 마운드에 오른 조동욱이 2이닝 2실점(1자책) 후 강판당했다. 3회부터 가동된 불펜이 LG의 화력을 감당하지 못했고, 요나단 페라자와 노시환 등 중심 타선도 침묵하며 3-14로 패했다. 한화로선 후반기 국내 선발 평균자책 1위(2.60)이자, LG에 강했던 문동주의 부재가 특히 아쉬웠다.
남은 16경기에서 역전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한화엔 10일 인천 SSG전 결과가 중요하다. 일단 연패를 끊고, 6위 자리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한화와 SSG는 각각 라이언 와이스와 송영진을 선발 예고했다. 선발 싸움에선 한화가 앞설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연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SSG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화는 11일부터 대전에서 삼성을 상대로 2연전을 치른다. 정규리그 2위 삼성은 최근 10경기 7승3패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위 LG의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삼성도 방심할 수 없는 만큼 양 팀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삼성전 이후에도 가시밭길은 계속된다. 한화는 13~15일 사직에서 롯데와 맞붙는다. 서로를 밟고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라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선두 KIA만큼 부담스러운 상대인 NC와 3연전도 남겨뒀다. 올해 한화는 NC와 12번 붙어 2승2무8패를 기록 중이다. 롯데와 힘겨운 주말 시리즈를 끝낸 뒤 17일부터 창원에서 주중 3연전을 치른다. 9위 NC도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팀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정규리그 막판까지 치열한 5강 싸움에 대해 “다른 팀을 신경 쓰기보다 우리가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화가 남은 경기에서 승리 가능성을 높이려면 후반기 선발진 평균자책 3위(4.51) 팀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 다음 등판 일정이 불투명한 문동주의 몸 상태가 최대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