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123골’ 미국 여자축구 간판 모건, 현역 은퇴

입력 : 2024.09.09 21:45
앨릭스 모건.  AFP/연합뉴스

앨릭스 모건. AFP/연합뉴스

A매치 224경기에서 123골을 기록한 미국 여자축구의 간판 엘릭스 모건이 현역에서 은퇴한다.

모건은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스냅드래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여자프로축구(NWSL) 19라운드 노스캐롤라이나 커리지와 홈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킥오프 후 딱 13분만 뛴 모건은 아미라 알리와 교체되면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는 지난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은퇴를 선언한 모건이 선수로 치른 마지막 경기였다.

모건이 떠나는 순간 팀 동료들은 다가와 그와 포옹했고, 2만6000여 명의 관중이 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모건은 축구화를 벗고서 왼손을 높게 들어 팬들에게 화답하며 천천히 그라운드 밖으로 걸어 나갔다.

1989년생 모건은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미국 여자축구의 간판격 선수다. 지난해 9월 은퇴한 메건 러피노와 함께 2010년대와 2020년대 초반 미국 여자축구를 이끌었다.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015 캐나다,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미국의 2연패에 앞장섰다.

미국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A매치 224경기를 소화했고, 123골 5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앞서 모건은 러피노 등과 함께 2016년 자국 남자 대표팀 선수들보다 적은 수당을 받는 게 불합리하다며 미국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에 진정을 넣어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기도 했다.

남녀 대표팀의 ‘동일 수당’을 주장한 것으로, 월드컵에서 4번 우승한 여자 대표팀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남자팀보다 꾸준히 더 좋은 성적을 내왔다는 사실을 근거로 제시했다.

모건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6년에 걸쳐 끈질기게 투쟁하자 2022년 미국축구협회는 선수들과 남녀 대표팀의 수당을 동등하게 배분하는 단체협약을 맺었다.

미국에서 여성 스포츠의 상징처럼 자리매김한 모건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천만명에 달한다.

모건은 이 날 경기 뒤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해낸 것 같다. 그라운드에 그 모든 걸 남겨두고 간다”며 “축구화를 벗고, 이제 다음 세대가 번창하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모건은 지난 5일 SNS에 게재한 영상을 통해 은퇴 계획을 알리면서 현재 둘째를 임신한 상태라는 것도 털어놨다.

모건은 “여성 스포츠에 대한 세계적인 투자를 끈질기게 독려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 축구를 넘어 내 모든 관심사가 여성 스포츠였고, 모든 걸 쏟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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