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재(34·한화)는 야구가 없던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후반기 첫 등록이다. 그는 올해 2군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길다. 1군 엔트리 등록 일수는 62일, 말소 일수는 109일이다. 장민재는 2023시즌 종료 후 한화와 2+1년 최대 8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한화는 장민재의 쓰임새를 가치 있게 평가했다. 데뷔 첫 FA 계약을 한 장민재도 남다른 각오로 2024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한 장민재는 4월16일이 되어서야 1군 엔트리에 처음 등록됐다. 이후 20경기(22.1이닝) 1승1패 평균자책 4.03을 기록한 뒤 6월15일 SSG전을 끝으로 2군행을 통보받았다. 장민재는 당시 SSG전에서 1이닝 4안타 2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후반기가 끝나가는 시점까지 부름을 받지 못하던 그는 정규리그 16경기를 남겨둔 시점에 콜업됐다.
장민재에겐 팀 사정에 따라 다양한 임무가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정 5선발이 없는 한화는 문동주의 어깨 상태까지 고려해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장민재는 KBO 통산 307경기 중 113경기에 선발 등판해 23승46패 평균자책 5.14의 성적을 거뒀다.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하게 제 몫을 했다.
장민재는 올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14경기 3승1패 1홀드 평균자책 2.91로 좋은 감각을 유지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5일 NC전에선 5이닝 3안타 5삼진 무실점 호투로 1군 복귀 전 예열을 마쳤다. 현시점 한화에 가장 필요한 역할이기도 한 롱릴리프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한화는 7, 8일 잠실 LG전에서 이상규(3이닝 1실점), 조동욱(2이닝 2실점)을 선발로 기용하며 ‘불펜데이’로 경기를 치렀다. 중간에 멀티 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해줄 자원이 부족했고, 결국 큰 점수 차로 2경기를 모두 내줬다.
한승혁, 박상원, 주현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안정적인 한화엔 선발이 일찍 무너져도 추격의 발판을 만들어줄 투수가 필요하다. 베테랑 장민재가 맡아줘야 할 역할 중 하나다. FA 첫해, 2군에 머문 시간이 더 길었던 장민재로서도 시즌 막판 5강 레이스에서 팀에 보탬이 될 기회다.
한화는 10일 인천 SSG전을 시작으로 삼성, 롯데, NC 등 까다로운 상대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불펜 소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군에서 에너지를 비축해둔 장민재가 ‘소금’이 되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