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프로야구 키움이 ‘완성형 좌완’ 덕수고 정현우(18)를 품에 안았다.
키움은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정현우를 지명했다. 150㎞에 육박하는 빠른공에 안정된 제구, 수준급 변화구 구사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16경기 8승 무패에 평균자책 0.75를 기록했다. 48.1이닝 동안 삼진 70개를 잡았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분석 데이터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했고, 명확하게 돋보이는 유일한 선수를 뽑았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정현우는 “키움 구단 이름(히어로즈)처럼 히어로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크볼을 가장 자신 있는 구종으로 꼽은 정현우는 ‘롤모델’인 클레이튼 커쇼(LA다저스)처럼 커브와 슬라이더까지 제대로 장착한다면 프로에서 10승 이상 거두는 투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2순위 한화는 전주고 정우주(18)를 지명했다. 당초 전체 1순위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우완 파이어볼러다. 공식 경기에서 최고 구속 156㎞, 비공식으로 157㎞까지 던졌다. 손혁 단장도 “정우주의 속구는 배운다고 던질 수 있는 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할 만큼 구위를 높게 평가했다. 정우주를 품에 안으면서 한화는 문동주(21), 김서현(20)까지 포함해 파이어볼러 영건 트리오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이들의 속도 경쟁 또한 또다른 볼거리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우주는 같은 팀 선배가 된 문동주를 향해 “정말 존경한다. 같은 팀에서 꼭 같은 선발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TOP 2’로 분류됐던 정우주와 정현우가 차례로 1·2순위 지명을 받았고, 3~5순위 역시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삼성이 지역 연고 대구고 좌완 배찬승을 뽑았고, 롯데와 KIA가 각각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 덕수고 우완 김태형을 지명했다. 빅5로 분류된 투수 5명이 모두 5순위 안에 이름이 불렸다.
김택연 지명으로 지난해 드래프트의 승자였던 6순위 두산은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을 지명했다. 2021 드래프트 안재석 이후 4년 만의 야수 1차 지명이다. 내·외야 가릴 것 없이 젊은 야수 기근에 고생 중인 팀 사정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김휘집 트레이드로 1라운드 7순위 지명권까지 행사한 키움이 충훈고 우완 김서준을 뽑았다. 8순위 SSG는 강릉고 포수 이율예를 지명했다. 지난해 박지환에 이은 2년 연속으로 1라운드부터 야수를 뽑았다. 9순위 KT와 10순위 LG는 같은 서울고 우완인 김영우를 차례로 지명했다.
올해 고교 최강 덕수고는 전체 1순위 정현우를 비롯해 5순위 김태형과 6순위 박준순까지 1라운더만 3명을 배출했다. 한 학교에서 1라운더만 3명이 나온 건 지난해 장충고(한화 황준서·삼성 육선엽·키움 김윤하)에 이어 역대 2번째다.
활발한 트레이드로 미래 전력 강화에 힘썼던 키움이 14장의 지명권을 행사했다. LG가 12명, SSG와 롯데가 10명, NC가 9명씩, 나머지 구단은 11명씩 지명했다. 1197명이 드래프트에 참가해 10%가 채 되지 않는 110명만 프로의 부름을 받았다. 11라운드 10순위 전체 마지막 순번은 LG의 지명을 받은 경기항공고 투수 성준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