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30홈런 고지가 눈앞이다. 구자욱(31·삼성)이 한화를 상대로 멀티 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구자욱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원정 경기에 3번 타자 좌익수로 출전, 5타수 4안타(2홈런) 6타점 3득점을 쓸어 담으며 삼성의 10-1 대승에 앞장섰다. 구자욱은 0-0이던 3회초 1사 2루에서 한화 선발 하이메 바리아의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선제 투런포를 때렸다.
구자욱은 4-0으로 앞선 4회말 2사 2·3루에선 흔들리던 바리아를 마운드에서 끌어 내리는 2타점 적시타까지 터트렸다. 불붙은 구자욱의 방망이는 투수를 가리지 않았다. 6-0으로 앞선 6회말 1사 1루에선 좌완 황준서의 높은 포크볼을 받아쳐 우월 2점 홈런까지 작렬했다. 8-1로 앞선 8회초엔 윤대경을 상대로 선두 타자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르윈 디아즈의 진루타, 강민호의 희생 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시즌 27, 28호 홈런을 때린 구자욱은 남은 11경기에서 홈런 2개를 보태면 데뷔 첫 30홈런을 달성한다. 이미 2021년 세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22개)을 갈아치운 구자욱은 2015년 1군 데뷔 이래 처음 30홈런 고지를 향해 간다.
이 경기 전까지 95타점을 기록 중이던 구자욱은 6타점을 더해 2017시즌(107타점)에 이어 커리어 두 번째로 세 자릿수 타점을 돌파했다. 30홈런 고지를 밟으면 ‘3할-30홈런-100타점’ 기록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구자욱의 활약 속에 삼성은 한화를 어렵지 않게 꺾었다. 선발 코너 시볼드가 4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다가 오른쪽 견갑 부위 통증으로 자진 강판하는 변수가 생겼지만, 뒤이어 나온 불펜이 릴레이 호투를 펼쳤다. 이재익이 7회말 권광민에게 허용한 솔로포가 이날 삼성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9회말 육선엽이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고, 삼성은 2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잠실에서 키움에 패한 3위 LG와 격차를 5.5경기로 벌리며 2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한편 한화는 선발 하이메 바리아가 3.2이닝 6실점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타선은 6회 선두 타자 김인환의 안타 전까지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날 한화 타선이 기록한 안타는 단 2개였다. ‘5강 싸움’ 승부처에서 4연패에 빠져 8위로 추락한 한화의 가을 희망도 희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