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입단 이성규
첫 20홈런 기량만개
“긍정마인드 도움됐죠”
이적생 국민 거포
박병호의 한마디
머릿속 싹 정리돼
삼성 이성규(31)는 평소 심성이 착하기로 유명하다. 성실한 훈련 태도로 코칭스태프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재능도 가지고 있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뒤 2016년 삼성에 입단한 이성규는 거포 유망주였다. 그러나 좀처럼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가능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회를 온전히 잡을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착한 심성 때문에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는게 아닌가하는 평가도 있었다.
그랬던 이성규는 올시즌 팀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인 111경기에 나서면서 타율 0.249 21홈런 54타점 등을 기록했다.
프로 무대를 밟은 후 처음으로 20홈런도 넘겼다. 구자욱(26홈런) 김영웅(25홈런), 박병호(20홈런) 등과 함께 20홈런을 친 장타자로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달 14일 KT전에서 스윙 도중 옆구리 부상을 입어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위기도 있었지만 4일 대구 두산전에서 복귀하자마자 21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성규도 한 때 자신의 성격에 대해 고민일 때가 있었다. 그는 “‘착하면 안 되는구나, 좀 나빠야되나’라고 생각도 많이 해봤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본디 타고난 성격을 억지로 바꾸는게 더 힘들었다. 그는 “나빠지려고 한다고 해서 안 되니까 그냥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했다.
대신 올해에는 생각을 전환하는 법을 배웠다. 이성규는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이 단숨에 줄이기가 어렵다. “쉽지 않았다”라던 이성규는 “순간순간 안 좋은 생각이 들면 다시 좋은 생각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자꾸 생각을 바꾸려고 전환을 하는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거포’ 선배인 박병호의 조언도 일맥상통한다. 이성규는 “병호 형에게 ‘한창 홈런을 잘 칠 때 그만큼 삼진도 많이 먹는데 어떻게 생각하셨느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나도 지금 삼진이 많아서 물어봤던 것”이라고 했다.
박병호의 대답은 “개의치 않았다”였다. 이성규는 “병호 형이 삼진을 먹어도 홈런으로 만회하면 되니까 삼진 먹은 것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고 말씀을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조언을 듣고 이성규도 바뀌었다. 그는 “덕분에 삼진은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하게 됐다. 홈런 치는 타자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라며 “이제 좀 연차 쌓이고 하다보면 좋아지겠지만 나는 이제 1군에서 제대로 한 지 1년 됐으니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