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어도어가 민희진 전 대표를 향한 ‘옥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브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시키면서 어도어의 ‘제작’과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공표했지만, 민희진 전 대표는 ‘제작’과 관련한 어떠한 부서도 부여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민희진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되면서 프로듀서(PD) 직책을 받았다. 사내이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했다.
어도어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하이브가 선임한 이사들로 장악된 어도어 이사회가 민희진 전 대표의 경영권을 박탈하고 ‘콘텐츠 제작자’로만 역할을 축소한 것이다.
어도어는 조직의 ‘제작’과 ‘경영’의 분리를 민희진 전 대표의 해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민희진 전 대표는 제작과 관련한 어떠한 조직도 부여받지 못했다.
아티스트와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아티스트 개발팀’ ‘콘텐츠 기획실’ ‘퍼포먼스 디렉팅팀’ 등의 전 부서가 경영 업무를 맡는 이도경 이사(부대표)의 산하로 배치됐다.
이를 두고 민희진 전 대표가 콘텐츠 제작자로서도 역할이 제한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티스트와 관련한 전 결제 라인이 이도경 이사에게 부여됐기 때문이다.
어떠한 부서도 부여 받지 못한 민희진 전 대표의 경우 뉴진스의 프로듀서이지만 뉴진스와 관련한 제작·기획 업무는 제작부서를 가진 이도경 이사와의 협의 또는 결제를 거쳐야 한다.
하이브와 어도어가 내세운 제작과 경영 업무의 분리 명분 또한 희석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민희진 전 대표의 대표이사직 해임과 이에 따른 조직 개편은 민희진 전 대표를 향한 압박에 초점을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업 업무를 맡고 있는 한 노무사는 “프로듀서가 제작 관련 부서를 전혀 부여받지 않았다면 팔과 다리를 자른 것과 같은 것이고 사실상 나가라는 무언의 압박”이라며 “대표이사는 법인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해야 하는데, 단순 사적 복수심에 의해 민희진 전 대표가 일을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놨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했다.
어도어는 사실상 민희진 전 대표의 ‘흔적 지우기’에 나선 모양새다. 일례로 최근 논란이 됐던 유튜브 채널 반희수를 둘러싼 분쟁이다.
반희수는 뉴진스 ‘Ditto’ 뮤직비디오 속 가상캐릭터로 그가 뉴진스 멤버들의 일상을 찍는다는 콘셉트로 팬서비스 차원에서 운영돼 왔다. 어도어와 신우석 대표는 각자의 주장을 이어가며 법적분쟁 예고까지 이어졌다.
뉴진스 멤버들 또한 하이브와 어도어에 직접 반발한 상태다.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그간 하이브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며 오는 25일까지 민희진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