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혀버린’ 토트넘 축구, 2부 팀에도 안 통했다

입력 : 2024.09.19 15:14 수정 : 2024.09.19 15:34
EPL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EPL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19일 2부 팀 코벤트리 시티를 상대로 가까스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카라바오컵(리그컵)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 경기력으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적 한계만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초반부터 토트넘은 7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전반전 단 한 차례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도 답답한 경기력은 이어졌고 주장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데얀 클루세브스키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투입한 이후에야 공격에 활기가 돌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이 읽히면서 공격의 날카로움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포스테코글루 사령탑 체제에서 토트넘은 최종 수비라인을 높게 유지하면서 좌우 풀백이 적극적으로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자연스럽게 선수들이 중앙에 밀집하는 형태가 만들어지는데, 이런 움직임은 밀집 수비 후 역습을 노리는 약팀 입장에서는 오히려 상대하기 쉬워진다.

특히 토트넘의 높은 수비라인은 자주 공략당했다. 코벤트리 공격수들은 토트넘 수비진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쓰려고 하프라인에 발을 걸치는 순간을 노려 빠르게 뒷공간으로 침투했다. 실제로 여러 차례 위험한 1대1 상황이 연출됐다.

토트넘의 중앙 밀집 전술과 공격적인 풀백 운용은 실점으로 이어졌다. 양 풀백이 상대 진영 깊숙이 전진해 공격에 가담하는 동안, 측면 뒷공간이 크게 열렸다. 토트넘의 오른 풀백 아치 그레이가 중앙으로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볼 소유권을 잃자 코벤트리는 빠르게 토트넘의 오른쪽 측면 공간을 공략했다. 그레이가 제 위치로 복귀하지 못한 사이, 코벤트리의 공격수는 그 공간을 활용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크로스를 올렸고 박스로 침투하던 다른 공격수는 손쉽게 골망을 흔들었다.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풀백들이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상대 팀도 중앙으로 압박을 가했고, 그 결과 박스 안으로 찔러 줄 공간이 열리지 않았다. 상대 압박에 볼을 자주 뺏기면서 역습만 자주 허용했다.

손흥민 등 EPL 토트넘 선수들이 19일 코벤트리 시티와의 카라바오컵 3라운드 경기에서 제드 스펜스(왼쪽)의 선제 골 이후 센터서클로 복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 등 EPL 토트넘 선수들이 19일 코벤트리 시티와의 카라바오컵 3라운드 경기에서 제드 스펜스(왼쪽)의 선제 골 이후 센터서클로 복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구단 내부에서는 여전히 감독에 대한 신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구단 수뇌부는 아스널이 미켈 아르테타 감독 부임 초기 부진한 성적에도 신뢰를 보였던 때와 마찬가지로 팀 체질을 바꾸는 과정으로 여기며 인내심을 보이는 중이다. 이전 조제 모리뉴, 안토니오 콘테 사령탑 체제에서 토트넘은 수비 위주 축구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다. 그는 여름 프리시즌 때 언급했던 “보통 두 번째 시즌에 우승한다”는 발언을 최근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실제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과거 여러 팀에서 부임 2년 차에 각종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다.

선수들도 여전히 감독을 지지하고 있다.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최근 인터뷰에서 “훌륭한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어서 지금까지 좋은 경기를 했다. 함께 남아서 우리의 축구를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토트넘의 모습으로는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PL 2024~2025시즌 4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1승 1무 2패로 13위까지 처져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자신의 전술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변화를 줄 것인지가 향후 토트넘의 시즌 성적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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