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42·SSG)는 2024시즌을 끝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는다. 그러나 아름다운 마무리를 향해 가는 길이 평탄하지 않다. 부상이 1982년생 추신수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이숭용 SSG 감독도 “멋지게 잘 마무리해주고 싶은데 안쓰러운 마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추신수는 지난 2021년 SSG에 입단했다. 30대 후반 늦은 나이에 KBO리그에 데뷔한 그는 첫해 21홈런-25도루를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듬해엔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2023시즌 종료 후 앞날을 고민하던 추신수는 2024년을 마지막 시즌으로 삼았다.
‘라스트 댄스’에 돌입한 그는 많은 것을 내려놨다. 선수 가치를 반영하는 연봉을 신인급(3000만원)으로 자진 삭감했다. 욕심을 비운 자리엔 책임감을 채워 넣었다. 세대교체를 시작한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은퇴 시즌에 주장을 맡았다. 추신수는 올해 1월 ‘선수 추신수’의 마지막 모습을 묻는 기자의 물음에 “팀이 우승했던 2022년의 모습이면 너무 아름다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추신수는 비시즌부터 동료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마지막 시즌을 준비했다. 하재훈, 박종훈 등 동료들을 미국 자택으로 초대해 함께 훈련했다. 공식 스프링캠프까지 무난하게 소화했지만, 고대하던 2024시즌 개막전에서 부상과 맞닥뜨렸다. 지난 3월23일 인천 롯데전에서 투수의 견제구에 손가락을 맞아 뼈에 실금이 생겼고, 얼마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시 추신수는 “원래 슬로 스타터라서 초반에 체력을 아끼라는 뜻 같다”며 “야구는 늘 모든 걸 줄 것처럼 해놓고 주지 않는다. 그래서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웃어넘겼다.
추신수는 올시즌 7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오른쪽 어깨가 좋지 않기 때문인데, 악조건 속에서도 타율 0.282, 5홈런, 37타점, OPS 0.790으로 준수한 타격감을 유지했다. 사령탑도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고 말할 정도로 여전한 기량을 자랑 중이다. 하지만 최근 몸 상태는 더 좋지 않다. 지난 10일 한화전 이후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감독은 “옷도 잘 못 입을 정도로 안 좋다”며 “몇 경기 남지 않아서 본인이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정규리그 10경기도 채 남겨두지 않은 6위 SSG는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다. 팀이 가을 문턱을 넘어야 추신수가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시간도 늘어난다. 추신수도 강한 의지로 회복에 힘쓰고 있다. 추신수도 SSG도 아직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