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파리올림픽의 성과를 뒤로하고 또다시 체육계가 혼돈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각종 의혹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파리올림픽 이후로 미룬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고강도 감사를 예고하며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현안 질의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했으나 지난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현안 질의는 오히려 한계를 보여주며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의 의혹이나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이는 체육계에 산적한 여러 가지 현안을 해결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이슈의 중심에 대한축구협회가 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과 더불어 정몽규 회장의 4 연임 행보가 정점에 있다. 개혁의 대상이 된 대한축구협회는 일방적인 행정으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행정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고 이에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지금까지 누적된 문제들로 팬들과 축구협회 간의 신뢰는 크게 훼손된 상태이다.
그동안 발생한 대한축구협회와 관련된 일련의 이슈는 차고도 넘친다. 다양한 문제들이 오래전부터 누적됐고 명확한 답변이나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한 채 지속해서 반복된다.
대표적으로 2023년 발생한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 및 철회 사건은 정몽규 회장의 독단으로 그의 절대적 권한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당시 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된 대표팀의 평가전 킥오프 6분 전에 기습 발표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사흘 만에 취소하는 촌극이 있었다. 팬들이 보는 축구에 대한 위기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으로 인한 불공정 사례, 이후 올림픽대표팀 황선홍 감독을 A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임명하면서 발생한 U-23 축구대표팀의 파리올림픽 본선진출 실패 등이 있다. 이는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되면서 국민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대한축구협회가 그동안 보여준 행정은 천재가 아닌 인재이며 절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에서 면접이 아닌 면담을 통해 읍소해서 감독을 뽑는 행정은 어디에서 오는가. 빵집에서 읍소만으로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설령 홍감독이 지속적으로 대표팀 감독에 유임되더라도 논란은 계속 남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월 2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감사의 중간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또한 국회의 자료 요구에도 무시하거나 부족한 자료 제출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협회에 대해 국회는 강도 높은 국정감사를 예고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몽규 회장은 사임에 대한 질문에 심사숙고하겠다고 답변하고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말한다. 정몽규 회장의 결단을 촉구한다. 혹자는 다가오는 월드컵 예선으로 인하여 홍감독 유임을 이야기 하지만 공정하지 못한 과정으로 인한 폐해는 우리 사회를 더욱 짓누를 것이다. 국민들을 무서워 해야 한다. 국민들은 홍명보 감독의 유임이나 정몽규 회장의 연임을 원치 않는다. 불공정이 만연하고 권력의 독점으로 조직이 지배될 때 그 조직은 죽은 조직임이 틀림없다.
<송석록 경동대학교 교수
송석록 경동대 교수(독일 루르대학교 스포츠학 박사)>